세월호 수색 현장 지원을 마치고 강원소방본부로 복귀하던 헬기가 광주 도심으로 추락해 폭발하는 순간이 찍힌 CCTV 영상이 17일 공개됐다.
헬기가 추락한 지점에는 불과 몇 초 전 승객을 태운 시내버스가 지나갔고, 헬기 폭발음에 놀라 차량에서 뛰쳐나오는 시민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광주시통합관제센터가 이날 공개한 CCTV 녹화 화면에는 오전 10시54분 쯤 광주 광산구 장덕동 성덕중학교 인근 도로변에서 소방헬기가 추락하면서 폭발음과 함께 화염이 치솟는 모습이 담겼다.
헬기가 추락한 지점은 버스 정류장 인근으로, 추락을 불과 10여초 앞두고 승객을 태운 시내버스가 사고 지점을 지나갔다. 추락 지점에서 10m 정도 떨어진 정류장에는 여고생 박모(18)양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만일 시내버스가 정류장을 조금만 더 늦게 지나갔거나, 박양을 태우려고 멈춰 선 상태였다면 더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
헬기가 폭발하자 놀란 시민들이 자리에서 뛰쳐 나오는 모습도 포착됐다. 사고 순간 인근 교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인 택시에 타고 있던 여성 2명은 폭발음과 화염에 놀라 택시 문을 열고 뛰쳐나왔다. 인근 상가 주변을 걷던 시민들도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고 사고 현장을 바라보거나 상가 밖으로 피신했다.
현장에서 사고를 수습한 광주소방서 관계자는 "헬기가 추락한 곳 바로 옆에 여학생이 서 있었는데 가벼운 화상만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며 "헬기에 타고 있던 5명이 숨졌지만 더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