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우동균 기자]
최근 가수 이효리가 블로그에 게재했던 결혼 사진을 두고 한 차례 파문이 일었다. 별안간 사진이 사라지고 이효리가 "블로그 운영을 신중히 생각해 보겠다"는 글을 남기면서 '이효리가 블로그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이효리가 재차 "블로그 운영을 중단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것.
이효리는 그동안 SBS <매직아이>등을 통해 블로그 글이 일일이 기사화 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개진해 왔다. 물론 그러면서도 관심 받고 싶은 자신의 모순적인 마음을 고백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실상 이효리가 블로그를 시작하고부터 이효리가 새로운 포스팅을 올릴 때마다 기자들은 그 모든 포스팅을 빠짐없이 기사화하기 시작했다. 그런 '지나친 관심'은 이효리를 향한 악플로 이어졌다. 악플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결국 블로그를 보고 호기심을 가진 대중이 이효리의 집을 방문하는 일도 늘어나면서 사생활 침해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악플을 옹호하는 쪽의 논리는 이렇다. '이효리는 대중의 관심을 바탕으로 먹고 사는 인기 스타다. 그가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에는 어느 정도의 논란을 예상 했어야 한다. 그런 논란이 싫다면 블로그를 시작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러므로 악플 역시 관심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그런 악플이 달리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과연 악플이 '자연스러운 일'일까.
일거수일투족 기사화한 언론, 이효리 블로그 논란 부추겼다
이효리의 블로그가 화제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포스팅을 모두 기사화하고 하루에 하나꼴로 화제를 만든 것은 언론의 추악한 단면이다. 또 이효리가 요가를 하는 모습을 찍어 올리거나 아침 식단을 찍어 올리는 것까지 기사로 접해야 하는 것은 일종의 공해다.
스타의 블로그가 관심의 대상이 될 수는 있지만, 이효리가 올리는 모든 포스팅이 기사화 될 필요는 없다.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모두 기사거리로 삼고 거기에 쏟아지는 반응들은 이효리에게 알아서 소화하라고 방치하는 것은 언론의 무책임한 행동인 것이다.
또 하나, 이효리에게 쏟아진 무분별한 악플들은 과연 선의에 의한 것인가. 아무리 이효리가 싫고 이효리의 일거수일투족이 거슬린다 하더라도 개인적인 블로그에 찾아가 직접 악플을 다는 행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그것도 정당한 비판이나 의견의 피력이 아닌, 결혼식 사진을 보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인위적으로 연출했다'는 식의 영양가 없는 비난이라면 그런 비난을 이효리가 굳이 참고 있어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비난이 듣기 싫으면 블로그를 하지 말라'는 식의 비아냥은 그래서 불편하다. 아무리 싫은 연예인이라도 그가 블로그를 하든, 홈페이지를 열든 그건 그의 자유다. 그 공간이 그들의 안티팬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공간도 아니다. 이효리가 직접 포스팅을 올리고 관리하는 공간에서 반사회적이거나 상식 이하의 포스팅이 게재되지 않고서야 무조건적인 악플을 달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그건 비판이 아닌, 단순한 비난일 뿐이다. 비난은 어떤 사람에게도 득이 되지 못한다.
결국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기사화하며 거품을 만든 언론, 그 언론에 휩쓸려 무분별한 반응을 쏟아놓은 대중이 이효리의 자유로운 블로그 활동을 막았다. 차라리 블로그를 하지 않는 것이 이효리 개인에게 있어서는 속편한 일인지도 모른다. 블로그 안에서 사진을 올리고 자신의 생각을 몇 줄 쓴 것이 뭐가 그리 큰 잘못일까. 결혼 사진을 삭제 했느냐 안했느냐는 식의 쓸 데 없는 이야기만 되풀이되는 이 논란, 이제는 정말 그만해야 할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