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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사망자 1천 명 육박 '죽음의 바이러스' 에볼라 확산 이유는

[기타] | 발행시간: 2014.08.09일 10:09

나이지리아 보건 당국자가 무르탈라 모하메드 국제공항에서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체온을 재고 있다. AP연합뉴스

"가난한 나라, 돈 안 된다" 제약회사 38년간 치료제 개발 외면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가 급하게 돌아가고 있다. 올해 에볼라 바이러스 희생자는 총 932명에 달한다. 1976년 콩고에서 이 바이러스가 처음 나타난 이후 최대 규모의 인적 피해다. 사태를 관망하던 서방 국가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서아프리카에서 구호활동이나 선교활동을 하던 자국민들이 잇따라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서다. 일부 국가 항공사들은 서아프리카행 항공편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미국은 보건 관련 최고 경보를 발령하고 임상시험을 하지 않은 약물을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에게 투여하기도 했다.

이렇게 다급할 정도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이유는 뭘까?


■도시에서도 발생=에볼라 바이러스는 그동안 콩고, 가봉, 수단, 우간다 등의 밀림이나 시골에서 주로 발생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병균에 감염된 사람과 동물의 체액이나 접촉을 통해서만 전염된다. 공기 중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인적 접촉이 적은 시골이나 밀림에서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가 넓은 범위로 확산하기 어려웠던 이유다.

밀림·시골서 주로 발생하다

도로망 확충, 교류 크게 늘어

이번엔 수도·대도시서 발병

시신 입맞춤 관습·미신도 한몫

의학 불신,의사 못 오게 막기도

서아프리카 항공편 중단 등

지구촌 확산 우려 초비상

한데 올해는 달랐다. 지난 2월 기니에서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는 인구 이동이 많은 도심에서도 발생했다. 이 바이러스가 출현한 곳 중에서 코나크리, 몬로비아, 프리타운은 각각 기니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의 수도다. 인적 만남이 잦을 수밖에 없다. 이들 도시에는 국제공항도 있다. 공항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최근 에볼라 바이러스로 숨진 미국인 패트릭 소여는 라이베리아에서 감염된 뒤 항공편으로 가나를 거쳐 나이지리아 라고스로 들어왔다.

마거릿 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발언은 섬뜩하다. 그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과거와 달리 비행기 여행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언젠가 서방에서도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아프리카에 도로가 많이 건설된 것도 에볼라 바이러스 창궐에 한몫했다. 그만큼 사람 간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어서다. 최근 미국 CNN 방송은 "이런 잦은 인적 이동이 에볼라 바이러스를 확산시킨 원인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현대 의학 불신=서아프리카의 미신과 의학을 믿지 않는 관습도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기니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의 시골에선 이런 양상이 더 뚜렷하다. 이들 지역에선 시신을 만지거나 키스하는 전통이 남아있다.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가 숨졌을 때 이런 행위는 질병의 확산을 불러온다. 실제로 일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들은 친척이나 친구 장례식에 다녀온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에라리온에서 의료봉사를 하는 의사들은 "일부 현지인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주술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서아프리카에선 의사들이 병균을 옮긴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서아프리카에선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상당한 시일이 지난 뒤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병원을 찾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안타깝게 숨지는 환자가 많은 것도 이런 까닭이다. 한데 정확한 검사를 위해 환자 혈액을 채취할 때 주사를 꽂는 모습을 본 지역 주민들은 의사의 이런 행위를 사망 원인으로 생각하는 일이 잦다. 현대 의학에 관한 이해도가 낮아서다.

실제로 기니의 한 마을에서는 청년들이 의사들의 진입을 막고 있다. 이들은 "의사들이 지나가면 병이 돈다"며 외부 의료진을 믿지 않는다. 기니의 어떤 마을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조사하던 정부 조사단 차량이 주민들에게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런 마을에 바이러스가 번지면 현대 의학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경제적인 문제=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의 열악한 경제 상황도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불러왔다. 유엔개발계획이 '삶의 질'을 평가한 인간개발지수 순위에서 기니는 전 세계 187개국 중 178위, 시에라리온은 177위, 라이베리아는 174위였다. 삶의 질을 평가하는데 기본이 되는 경제가 열악한 국가라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빈곤이 에볼라 확산의 이유 중 하나로 분석한다.

에볼라 바이러스를 옮기는 박쥐 같은 동물은 사람과 접촉 가능성이 적은 깊은 숲에 서식한다. 한데 가난한 국가 국민들은 생활 유지를 위해 숲으로 들어가는 일이 잦아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도 높다.

다른 측면에서 경제성은 에볼라 바이러스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을 소홀하게 했다. '죽음의 바이러스'라 불리는 에볼라가 나타난 지 38년이나 됐지만,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

이유는 약을 개발해봐야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경제 상황이 열악한 아프리카에서 피해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익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 대규모 제약회사들은 예방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존 애슈턴 영국 공중보건전문가기구 회장은 "서방측은 런던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생한 것처럼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진국에서 이 바이러스가 출현했다면 지금까지 예방 백신 하나 없을 리가 없다는 뜻이 숨어있다. 그는 "제약회사들이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 나서지 않은 일은 자본주의의 파탄"이라고 개탄하기도 했다. 경제성만 따져 백신을 개발할 게 아니라 생명을 지킨다는 제약회사의 본분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

부산일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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