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찰이 여러 건의 민간인 습격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폭력조직 구도카이(工藤會)를 무너뜨리기 위해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후쿠오카(福岡)현 경찰은 지난 11일 구도카이의 두목 노무라 사토루(野村悟)를 전격 체포하고 그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고 마이니치신문 등이 12일 보도했다. 노무라는 16년전 후쿠오카현 기타큐슈(北九州)시에서 발생한 전 어업조합장 살해 사건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노무라 체포 작전에 기동대원 등 100여명의 경찰을 전격 투입했다. 노무라 체포작전이 전개된 시각 그의 자택 상공에는 보도진의 헬기가 뜨고, 자택 주변에는 양복 차림의 조직원들이 줄을 지어 모습을 나타내는 등 긴장감이 돌았다.

경찰은 노무라와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조직의 2인자 다노우에 후미오(田上不美夫)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을 벌이고 있다.

기타큐슈시를 근거지로 활동해온 구도카이는 2009∼2013년 약 50차례에 걸쳐 사업자 등에게 ‘감시료’ 명목의 돈을 요구한 뒤 거절할 경우 해를 입혔다고 교도통신 등이 전했다. 경찰은 현재 560명의 조직원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 조직이 민간인·기업체 등을 상대로 폭력을 반복적으로 휘두르는 등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 2012년 12월 일본에서 처음으로 ‘특정위험지정폭력단’으로 지정한 바 있다.

경찰은 후쿠오카현경찰과 외부 지원 인력 등 3800여명이 참여하는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구도카이 토벌에 나서고 있다. 단일 폭력조직에 대응하기 위해 이런 규모의 수사본부를 설치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도쿄|윤희일 특파원 yhi@kyunghyang.com>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