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유진 기자] 의도는 순수했다. 비인기종목인 종합격투기를 알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러나 대가는 쓰기만 했다. 오해가 난무했고, 악성 댓글에 시달려야 했다. 좀처럼 자신을 포장할 줄 모르는 이 털털한 운동선수의 담담한 이야기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의 진심이 무엇인지 깨닫게 할 만큼 강력했다.
송가연은 지난 5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에서 이종격투기 선수 송가연으로서의 매력을 제대로 발산했다. MC규현과 김국진을 대상으로 로우킥과 초크 등의 기술들을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그의 강한 기술에 규현은 “교수형에 처해지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할 정도.
송가연의 모습은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선보였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성으로서는 특이하게도 ‘다나까’ 말투를 썼고, 큰 표정 변화 없이 다소 무미건조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했다. ‘다나까’ 말투는 습관이었다. 그는 자신의 말투에 대해 "고등학교 때 경호학과를 다녔다. '다나까'가 입에 배였다"며 "'다나까'를 안 쓰면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송가연은 방송 출연 이후 마음고생이 심했던 듯 자신을 향한 대중들의 반응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방송 출연과 경기 출전 등을 통해 돈을 많이 벌 것이란 오해에 대해서는 “아직 한국은 지금 운동하시는 선배들도 파이트머니를 많이 못 받는다. 나는 지금 밥만 먹고 잠만 잘 수 있으면 된다"며 ”"방송이 나가면 화려한 겉모습만 보고 '벌써부터 돈을 떼같이 버네' 하시는데 정말 돈이 없다. 재활치료비도 없어서 재활치료도 못 받을 때가 있다“고 실상을 고백했다.
이어 성형설에 대해서는 “코가 세 번 나갔다. 성형을 안 했는데 사람들이 성형이라고 오해한다. 성형을 할 수 없다"고 말했으며 ”특정 선수 보고 시작한 게 아니다. 이 운동이 좋아서 롱런하고 싶은 거다“라고 이종격투기 자체를 사랑하는 마음을 표했다. 또 노장 선수를 골랐다는 비난을 받았던 데뷔전 논란에 대해서는 “격투기 선수들은 결혼한 사람들이 더 많다. 나는 아직 신인이기에 회사에서 정해준 상대와 대결 한다"고 해명했다.
더불어 송가연은 떠들썩했던 살해 협박 댓글 사건의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한 그는 방송에 대한 부담 역시 치료를 받는 이유 중 하나라고 알리며 “운동 선수가 아닌 방송인으로 비쳐져 괴롭다”고 고통스런 속내를 토로했다.
이처럼 송가연은 운동선수로서의 자부심이 투철한 사람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격투기를 시작해 누구의 이해를 바라지도 않고 좋아하는 일에 매달렸다. 한 때는 군 입대를 준비하기도 해 “경호는 개인을 위한 건데 경호보다는 국가를 위해서 일하는 게 낫지 않나 싶었다”며 707 특수부대에 들어가려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MC들이 ‘진짜사나이’ 출연을 추천하자 “나는 솔직히 지금도 속상한 부분은 운동선수에 대한 프라이드가 높다. 그런데 너무 연예인 쪽으로 비쳐져 (부담스럽다). 나는 끼가 없어 부끄럽다"고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방송을 통해 더함도 덜함도 없이 진심을 전한 이 특별한 격투기 선수가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이제 막 시작점에 선 선수로서의 길을 잘 갈 수 있을지, 기대감을 낳는다.
한편 이날 '라디오스타'는 '땀 흘리는 여자' 특집으로 댄스스포츠선수 박지은, 전직 국가대표 리듬체조 선수 신수지, 이종격투기 선수 송가연, 인천아시안게임 우슈 동메달리스트 서희주가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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