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제공]
MBC '무한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8일 노홍철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고 '무한도전'에서 자진 하차했다. 이로써 유재석·박명수·정준하·정형돈·하하 등 5명의 멤버들이 앞으로 프로그램을 꾸린다. 원년 멤버인 노홍철의 빈 자리는 꽤 클 것으로 보인다. '무한도전'의 위기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원년 멤버가 빠진 건 큰 고비가 될수밖에 없다. 400회 특집을 한 지 한 달도 안 돼 벌어진 상황에 제작진도 '멘붕' 상태. 우선 지난 8일 방송은 노홍철의 분량을 최대한 편집하고 목소리만 내보내는 것으로 급하게 해결했지만 앞으로가 더욱 문제다. 노홍철의 음주운전이 불러온 '무한도전'의 위기를 짚어봤다.
▶불안한 5인체제
5인체제는 2008년 하하가 군 입대를 할 때 이후로 약 6년 만이다. 톱니 하나가 빠진 건 프로그램엔 큰 타격일 수 밖에 없다. 하하가 빠지고 5인체제를 유지한지 얼마 안 돼 신화 전진이 새 멤버로 합류한 것도 5명이 프로그램을 이끄는 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2명 또는 3명이 팀을 이뤄 미션을 자주 하는 '무한도전'엔 6명의 멤버가 가장 최적이다. 이런 이유로 팬들의 반응은 7인체제였을 당시 길이 음주운전 논란으로 하차할 때와는 사뭇 다르다. 팬들은 '노홍철 하차를 철회하라'는 글을 올리고 있다. 5인체제로 프로그램 전체가 흔들리고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팬들은 노홍철의 하차 만큼은 막자는 분위기다. 하지만 제작진은 노홍철의 뜻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제작진은 "노홍철의 빈 자리가 크겠지만, 다섯 멤버와 제작진이 더 노력하겠습니다"라며 힘들지만 5인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은 프로젝트 어떻게 하나
남은 프로젝트를 어떻게 풀어낼지도 문제다. 최근 '무한도전'은 멤버들이 낸 기획 아이템으로 특집을 내보내고 있다. 박명수·정준하가 낸 '토요일 토요일 나는 가수가'의 경우 90년대 가수 섭외에 한창이다. 게스트의 비중이 큰 특집이라 노홍철의 빈자리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다음 특집부터 문제다. '극한 알바' '쇼미더빚까' '쩐의 전쟁2' 등 팀별 미션으로 진행해야하는 기획 아이템을 5명이 어떻게 끌고나갈지가 관건이다. 게스트 섭외로 급한 불을 끌 순 있지만, 한계는 금방 드러날 수 밖에 없다. 앞서 전진과 길이 게스트로 출연하다가 자연스럽게 멤버로 합류한 것처럼 김태호 PD가 이번에도 새로운 인물을 게스트로 테스트해본 뒤 프로그램에 합류시킬지, 또는 5인체제에 적합한 획기적인 아이템을 내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무한도전'에 흠집 생겼다
프로그램엔 큰 흠집이 생겼다. 군 입대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한 하차가 아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프로그램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즐거움을 선사해야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멤버 노홍철의 빈 자리를 다른 멤버들이 어떻게 해결할지도 걱정거리다. 멤버들이 노홍철의 논란을 애써 티내지 않고 웃기는 일도 쉽진 않아 보인다. 곧 있을 연말 특집도 애매해졌다. 매년 따뜻한 연말 특집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던 '무한도전'이 어떤 연말을 꾸밀지 큰 숙제가 될 듯 하다. 설상가상, 일부 네티즌들은 프로그램 폐지까지 들먹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제 그만 할 때가 된 듯 하네요' '이 기회에 폐지해라' '차라리 폐지하는 게 어떨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
일간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