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유진 기자] 사실상 노홍철이 ‘쩐의전쟁2’의 주역이었던 모양이다. 음주운전 적발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방송인 노홍철이 2주 연속으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모습을 비췄다. 방송에서 그의 모습은 통 편집에 가깝게 지워졌지만, 뛰어난 활약을 보인만큼 완전히 지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노홍철은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특집 ’쩐의전쟁2‘에서 정오 기준 총 매출 81만 7천원을 기록하며 중간성적에서 1위를 달렸다. 그는 2500원짜리 호두과자를 시민들에게 직접 5000원에 판매했고, 도심에서 장미꽃을 판매하며 매상을 올렸다.
이날 멤버들은 각자 자신의 개성에 맞는 아이템을 고민했고 조력자들까지 영입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번 ‘쩐의전쟁2’가 지난 ‘쩐의전쟁’과 달라진 점이라면 자신의 얼굴을 가려야 했던 규칙이 사라진 것. 불가능한 규칙을 없애는 대신 연예인을 이용한 홍보는 안 된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로써 멤버들은 자연히 자신들의 인기를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유재석은 남창희의 도움을 받아 김장철 배추 장사, 박명수는 소액 투자로 큰 매출을 거둘 수 있는 회오리감자, 정준하는 백종원 대표의 노하우를 전수받은 푸드트럭, 하하는 미노와 함께 호박 식혜 판매, 정형돈은 방송국 물을 담은 물병 판매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하차한 노홍철의 모습은 사라졌다. 단체로 있을 때는 풀숏으로만 모습을 비췄고, 토크도 없었다. 그러나 완전히 그의 모습을 지울 수는 없었다. 중간 성적에서 가장 큰 매출을 거둔 만큼 방송의 맥락을 위해 장미꽃을 구매하고, 판매하는 모습이 조금씩 그려질 수밖에 없었다.
노홍철이 다른 멤버들을 제치고 가장 빨리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던 것은 평소에도 그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보였던 빠른 두뇌회전과 사업수완 덕분이었다. 그간 노홍철은 순발력과 재치가 필요한 ‘무한도전’ 내 각종 서바이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유독 이 분야에 강세를 보였다. 때문에 멤버들에게는 ‘사기꾼’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하는 노홍철인 만큼 이번에도 그가 큰 활약을 했다는 것은 쉽게 추측이 가능한 일이었다.
다만, 아쉬움을 자아냈던 것은 그 활약들을 모두 볼 수 없다는 점. 노홍철은 지난 8일 새벽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호텔 부근에서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채혈 측정 결과 그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05%로 나왔으며 이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결국 그는 사건이 발생한 직후,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무한도전’, ‘나 혼자 산다’ 등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고, 시청자들에게 음주운전 관련 해명과 사과를 담은 글을 SNS에 게재하기도 했다.
비극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주역으로 활약했지만, 어쩔 수 없이 방송 화면에서 사라져야했다. 실수를 저지른 그를 탓할 수밖에. 여전히 ‘무한도전’ 안에서 노홍철의 빈자리는 컸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은 다 같이 노홍철의 음주운전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유재석은 "또 다시 불미스러운 일로 인사를 드리게 돼 면목이 없다"며 "지난 4월 길 씨 일로 죄송하다는 사과를 드렸는데도 불구하고 똑같은 일로 사과를 드리게 돼 죄송하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노홍철 씨도 이번 일로 깊이 사과를 했다. 앞으로 다시 이런 일 없도록 마음을 단단히 잡겠다. 그래도 매주 큰 웃음 드릴 수 있도록 마음 모으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ujenej@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