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오민희 기자] ‘1박 2일’ 아이콘이었던 허당 이승기의 재림이다. 배우 이승기가 변함없이 서글서글하고 허당기 가득한 모습으로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했다. 여기에 동반 출연한 김광규는 자기 사람 잘 챙기고 마음도 여린 순박한 모습으로 훈훈함을 배가시켰다.
이승기는 지난 12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삼시세끼' 9화에 깜짝 등장해 이서진과 택연을 환호케 했다. 그의 등장에 이서진은 “쟤는 실제 내 노예”라며 이승기를 섭외한 나PD를 처음으로 칭찬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서진에게 절친한 동생 이승기는 대접해야 할 게스트가 아닌, 일을 부릴 수 있는 노예에 불과했던 것.
이로 인해 이승기는 현장 분위기를 파악하기 전에 옷을 갈아입고 수수 베기에 나섰다. 그가 보리차 한 잔을 마시고 수수밭에 투입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5분밖에 되지 않았다. 수수 베기의 고단함을 미처 알지 못했던 이승기는 해맑게 웃으며 수수밭에 입성해 나PD를 흐뭇하게 했다.
이승기는 비틀비틀하면서도 패기 있게 수수를 베어 나갔다. 그러나 점점 지쳐버린 이승기는 수수 베기가 보기보다 만만치 않은 일임을 강조했다. 그는 지친 와중에도 게임도 미션도 없는 촬영이 어색한 듯 “나는 그냥 이렇게 베기만 하면 되나? 진짜 말 안 해도 되는 건가?”라고 폭풍 질문을 던지며 방송을 걱정했다.
이후 이승기는 “여기 오자마자 서진이형과 택연이가 낫을 주더니 수수를 베라고 했다. 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며 여전히 착하고 어리바리한 모습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저도 예능을 오래했고 좋아하지만 ‘삼시세끼’ 같은 예능은 처음이다. 진짜 아무 것도 안하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는다”는 이승기의 진심 어린 감탄도 시청자들을 폭소케 했다.
서글서글한 성격은 한결같지만 요리 실력은 어느새 수준급이 돼 있었다. 이승기는 나PD의 우려 속에도 버섯무밥. 대구매운탕, 양미리 구이, 굴전 등을 맛깔스럽게 요리하며 풍성한 저녁 식탁을 차렸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승기는 “가마솥 밥도 맛있게 많이 지어서 스태프들과 다 같이 나눠먹고 싶다”며 넉넉한 마음 씀씀이를 자랑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먹튀’가 마음에 걸렸던 듯. 옥순봉을 다시 찾은 김광규 또한 순박한 마음 씀씀이로 안방극장에 훈훈함을 배가시켰다. 김광규는 노예 파티가 시작됐다는 이서진의 장난기 가득한 반응에도 웃음으로 대응, 자신을 수수밭으로 내모는 이서진에게 “인간적으로 숨 좀 돌리고 베자”고 소심하게 항의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내 모자까지 쓰고 수수밭으로 향한 김광규는 “오늘은 밥값을 제대로 하겠다”고 약속한 후 노련하게 수수를 베며 활약을 펼쳤다. 이를 두고 김광규는 “조금이라도 내가 수수를 베면 누가 손을 하나 더는 게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아주 쑥스럽게.
다음 날에도 김광규는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눈이 내린 마당과 닭장 등을 쓸어내며 따뜻한 배려심을 드러냈다. 나 PD는 그런 김광규를 보며 “진짜 머슴 같다”고 안쓰러워했지만, 김광규는 “일을 해야 밥맛이 좋다”고 털털하게 답하며 밝게 웃었다.
이서진과 택연은 이렇게 사람 좋은 두 사람 덕분에 끝이 보이지도 않았던 수수 베기 미션을 완수하며 여유를 되찾았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순한 게 좋다”던 까칠한 도시 남자 이서진이 이승기와 김광규를 유난히 좋아하는 이유를 알 것만 같다.
한편 '삼시세끼'는 도시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한 끼' 때우기를 낯설고 한적한 시골에서 가장 어렵게 해 보는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당초 8부작으로 예정됐던 '삼시세끼'는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3회를 연장, 본편 2회와 에필로그 1회를 포함한 총 11회로 오는 26일 가을 편 방송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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