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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국]양처럼 살아가는 지혜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5.02.26일 13:10
[을미년에 띄우는 메시지]

금년(2015)은 양띠의 해다! 양이라고 하면 우리는 순하고 착하다는 생각부터 하게 된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양띠의 해에 며느리가 딸을 낳아도 싫은 소리 한마디 하지 않았다고 한다.

양은 순하고 착한 동물인 동시에 잘 화합하고 뭉치는 동물이기도 하다. 양들이 항상 떼를 지어 다니는것은 그만큼 그들이 서로를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동물이라는 말도 된다. 매일 비좁은 공간에서 숨막힐 정도로 비비적거리며 살면서도 양은 서로 으르렁거리지도 않고 암컷 한마리를 놓고 수컷들이 혈전을 벌이지도 않는다. 양은 한번 갔던 길을 따라 꼭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올만큼 자기가 있었던 곳에 애정과 미련을 갖는 동물이기도 하다.

우리 민족이 100여년간 중국땅에서 살아온 력사는 양들처럼 서로 모여살아온 력사라고 해도 별로 과언이 아니다. 과거 연변에 거의 100만명 가까운 조선족들이 함께 모여살았다는 사실, 흑룡강성, 료녕성, 길림지구, 내몽골 등 지역에 우리 민족끼리 모여사는 마을들이 이루 헤아릴수 없이 많이 조성되였다는 사례들은 우리가 얼마나 자기 종족을 잘 믿고 따르는 민족인지를 증명하는 좋은 증거들이다.

물론 최근에 이르러 파죽지세로 밀어닥친 상업화 물결때문에 많은 우리 민족 마을들이 해체되고 형제처럼 아기자기하게 모여살았던 우리 민족들이 모래알처럼 산지사방으로 흩어져버리는 일들이 비일비재로 일어나고있지만 그렇다고 우리 민족사회 전체가 붕괴되거나 해체되는 존망의 위기에 놓인것은 아니다. 상업화 바람앞에서 우리는 그동안 많이 흩어지기도 했지만 대신 더 멋지고 아름다운 곳에서 다시 모이고 결집하기도 했다. 심양의 번화거리에 있는《시타(西塔)》, 수도 북경에 있는 《왕징(望京)》, 청도에 있는 《청양(城阳)》, 상해에 있는 《룽빠이(龙柏)》와 《훙쵄(虹泉)》 같은 곳들에 가보면 지난 몇십년간 우리 민족들이 다만 흩어지기만 한것이 아니라 보다 멋진 모습으로 결집하기도 했다는 생각을 가슴 뿌듯하게 하게 된다.

그렇다! 과거 편벽한 변방지역이나 락후한 농촌마을에서 불편하게 모여살았던 우리들은 그동안 시대의 변화와 절주에 걸맞게 문명하고 선진적인 대도시에서 집합하는 엄청난 거주구조개편을 해왔다. 그래서 오늘날의 우리 민족은 더는 삽과 괭이만을 든 농경민족이 아니다. 국내로는 연길은 물론이고 북경, 상해, 광주, 심수까지 주름잡는 시대적인 감각이 뛰여난 민족, 해외로는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 로씨야, 미국, 유럽나라들의 국경까지 겁없이 넘나드는 멋진 국제적인 시민으로 승화하고있다.

이것은 해체가 아니라 새로운 형식의 결집이며 퇴보가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도전이고 진보이며 멸망이 아니라 새로운 도시 시민으로의 탄생이며 전환이다. 어쩌면 우리는 그동안 공간적인 집거구조의 해체와 분산의 아픔을 치르면서 정신적으로 더 멋지고 아름다운 우리 민족의 집거구를 저마다의 가슴속에 조성해놓았는지도 모른다. 요즘 도시에서 사는 사람은 물론이요 농촌에서 사는 사람들까지도 앞다투어 가입하고있는 여러가지 우리 민족 사이트와 단체들, 그 사이트와 단체들에 양들처럼 모여 끊임없이 우리 말로 주고받는 민족의 정감과 정보, 문화들…이러한 마음의 집거구를 이름하여 《중국조선족네트워크》 혹은 《중국조선족타운》이라고 하면 어떨가!

새해에 북경 같은 정치중심이나 상해 같은 상업중심 한복판에 우리 민족들이 양처럼 모여사는 타운들이 더 많이 조성되였으면 하는 바람과 양처럼 자기가 왔던 길을 따라 다시 선조들이 개척해놓은 고향땅에 되돌아가는 사람도 많아지기를 바라는 모순된 마음으로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고싶다.

/2015 을미년 벽두에 항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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