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아이친
"누구를 원망하겠나? (문화대혁명은) 시대가 낳은 비극이었다. 몇년전 네이멍구(内蒙古)에 갔을 때 문화대혁명 시절 날 심문한 사람과 밥을 먹기도 했다. 마음 속에 더 이상 원한은 없다"
류샤오치(刘少奇) 전 중국 국가주석의 큰딸 류아이친(刘爱琴·88) 씨가 베이징 지역신문 신징바오(新京报)와의 인터뷰에서 "(문화대혁명 때 당한 고통에) 원한이 없느냐"는 질문에 답한 내용이다.
후난성(湖南省) 출신의 류샤오치는 '비운의 중국 지도자'로 불린다. 1921년 중국 공산당에 가입한 류샤오치는 젊은 시절 주로 도시에서 사회주의 혁명활동에 주력했으며 장정에도 참가해 마오쩌둥(毛泽东)과 함께 중화인민공화국 성립에 큰 기여를 했다. 그는 1959년 4월 중화인민공화국 제2대 국가주석을 역임했지만 막후에서 실력을 행사하려던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으로 인해 자본주의 추종자로 몰려 실각했다.
1968년에는 가택연금상태에서 홍위병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등 온갖 수모를 당했으며 다음해 지병이 악화돼 사망했다. 문화대혁명이 끝난 1980년 공식 복권됐다.
류 씨는 "네이멍구에서 생활하던 중 문화대혁명이 발생해 일자리를 잃고 집에서 갇혔다"며 "(부친의) 반대파의 부친의 배신을 털어놓으라는 질문에 모른다고 답하자 곧바로 폭행을 가했고 이로 인해 이빨이 부러져 피가 나고 오줌을 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문화대혁명 중 남편과 이혼하고 어린 세 자식들과 함께 동북 지역으로 왔지만 아이들을 돌볼 수도 없는 비참한 생활을 해야 했다"며 "부친의 사망 소식을 듣고 통곡하기도 했지만 만약 일반가정에서 태어났다면 그런 고통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많이 하며 살았다"고 말했다.
류 씨는 "자손들이 정치를 하기 원하느냐?"는 질문에 "원치 않는다"며 "자녀들이 정치에서 멀리 떠나 평범한 생활을 하길 바란다"고 답했다.
류 씨는 지난 15일 주중러시아대사관이 개최한 '1941~1945년 위대한 국가수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에서 훈장을 받은 후 신징바오와의 인터뷰에 응해 과거의 삶을 회고했다. [온바오 박장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