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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의 미래창]살아 움직이는 지구촌 기상지도 나왔다

[기타] | 발행시간: 2015.06.08일 10:51

[한겨레] 바람 방향-속도 등 대기 흐름 생생히

기온과 구름, 눈, 습도 정보도 덧붙여

기상청이 발표하는 날씨 예보는 일기도를 토대로 이뤄집니다. 일기도는 각 지역에 설치된 관측소, 기상대, 자동기상관측장비(AWS) 등에서 측정한 기온, 기압, 바람, 구름 등의 기상 요소들을 합쳐 하나의 지도에 표시해 놓은 것입니다. 하지만 기상 상태를 나타내는 특수 기호나 숫자, 저기압과 고기압을 표시해주는 등압선이 뒤엉켜 있어 일반인들로선 아무리 들여다봐도 도대체 어떤 날씨라는 얘기인지 알아보기가 어렵습니다.

 날씨 정보를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도록 좀더 쉽고 보기 좋게 표현할 수는 없을까요? 그런 갈증을 해소해줄, 새로운 스타일의 멋진 기상지도 서비스가 나왔습니다. ‘윈디티’(Windyty)라는 이름을 가진 이 기상지도(https://www.windyty.com/?34.525,158.027,3)의 가장 큰 특징은 대기의 흐름이 살아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1차적으로 지구 전역에서 바람이 어떤 방향으로, 어떤 속도로 불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세계 바람지도인데, 바람을 뜻하는 작은 실선들이 무리를 지어 움직이고 소용돌이를 만들며 지구 전역의 대기 흐름을 생생하게 표현해줍니다. 덧붙여 기온과 구름, 눈, 습도, 기압 정보도 바람과 겹쳐서 함께 볼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바람의 세기, 기온의 높낮음 등은 색깔로 구분해 구차한 설명 없이도 한눈에 비교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바람은 풍속에 따라 선이 느리게, 또는 빠르게 움직이도록 해서 굳이 색깔별로 구분하지 않아도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어지러운 등압선 한가운데에 H, L자 푯대 하나 들고 서 있는, 불친절한 기압골의 모습보다 얼마나 더 알기 쉽고, 보기 좋고, 역동적인가요?


 이 지도의 또 하나의 특징은 하늘을 층층이 쪼개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바람의 방향과 속도를 지상에서부터 고도 13.5킬로미터에 이르는 성층권까지 14개 권역의 고도별로 나눠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지구를 감싸고 있는 공기층이 우리 위에서 얼마나 복잡하고 다양하게 얽혀 움직이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무미건조한 지리 공부에 흥미를 못 느끼는 학생들에게도 훌륭한 학습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

 지도 아래에 있는 긴 막대를 이동시키면, 현재의 날씨 정보는 물론 2주일 후의 예보 정보까지 순차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날짜별 막대를 움직이면서 며칠 후 펼쳐질 날씨를 예측해보면 어떨까요? 기상예보관처럼 상세한 전망은 하지 못하지만, 최소한 지금 바람이 어디에서 어떤 속도로 몰려오고 있고, 며칠 후엔 어디쯤에 도착할지, 기압골은 어디에 형성될지 등을 별다른 분석을 하지 않고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남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태풍이 한반도까지 세력을 뻗치는 여름철로 접어든 때인 만큼, 바람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펴보면 흥미로울 것같습니다. 변화무쌍한 대기의 특성상, 1주일이 넘어가는 기간에 대한 예측 정보는 정확도가 확 떨어지지만 2~3일 정도의 예보는 상당히 들어맞는다고 합니다.


이 멋진 기상지도를 개발한 사람은 체코 프라하에서 활동하는 이보(Ivo)라는 이름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입니다. 모험 스포츠를 즐기는 그는 자신을 연 날리기 마니아이자 헬리콥터/제트기 조종사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평소 바람과 파도, 항공기상정보, 강설 정보 등을 세심하게 살펴오던 중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는 “기본적으로 연을 날리거나 윈드 서핑을 하는 사람, 조종사 등에게 유용하겠지만 일반인 누구라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작은 실선들이 무리를 지어 움직이도록 한 유체 표현법은 일본 도쿄에서 활동하는 미술가 겸 엔지니어 카메론 베카리오(Cameron Beccario)가 몇년 전 글로벌 대기순환 모델 ‘어스 프로젝트’(Earth project)를 만든 뒤 공개한 소스코드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지도에 사용된 예보 정보는 하루 네 차례 업데이트되는 미국의 글로벌예보시스템(GFS=Global Forecast System) 자료를 토대로 했습니다. 이 기상 자료는 미 해양대기국 국립환경예보센터(NCEP)에서 생산하는 기후예측 모델입니다. 세계 전역의 기온과 바람, 강수량에서 습도, 오존농도에 이르는 각종 기상 자료들을 이용할 수 있는 곳입니다. 지도상의 예측 정보는 최대 13킬로미터 범위까지 확대해서 볼 수 있으나 개별적인 도시는 표시돼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도의 특정 지역을 클릭하면 그 지역의 상세한 날씨 예측 정보는 볼 수 있습니다. 이 지역별 상세 예보는 또 다른 기상예보 사이트 메테오블루(Meteoblue.com)의 정보를 활용했다고 합니다.



 다른 기관들의 공개된 자료를 취합해 한 차원 더 멋들어진 정보를 가공해낸 점, 이것이 웬디티 기상지도의 가장 뛰어난 점입니다. 정보 독점, 폐쇄가 아닌 공개, 공유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정보 향연’의 한 사례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지도를 개발한 이보 역시 콘텐츠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밝고 알찬 미래 사회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밀알들은 아닐까요?

곽노필 기자 nopil@hani.co.kr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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