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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 원장이 조폭…환자 울리는 '사무장 병원'

[온바오] | 발행시간: 2015.06.15일 00:57



▲ 일반인이 의사에게 면허를 빌려 운영하는 일명 ‘사무장 병원’이 요양병원에서 성형외과, 한방병원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압구정역 인근의 성형외과 밀집지역.

건보공단, 6년간 826곳 적발…月1000만원에 의사 면허 빌려

대부분 초보의사가 수술…의식불명 등 부작용 속출

목사·카센터업체 사장 등 보조금 빼돌려 수억 챙기기도

[한국경제신문 ㅣ 윤희은 기자] 지적인 말투로 신뢰를 줬던 성형외과 원장이 알고 보니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의사가 아니었다. 지난해 말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코 수술을 받은 여대생 김모씨(22)는 이 사실을 이달 초 뉴스를 보고서야 알았다. 해당 인물은 신용불량자가 된 의사에게 돈을 주고 면허를 빌려 성형외과를 열고 영업했다. 자신이 실력 있는 성형외과 의사인 것처럼 광고하면서 실제 수술은 경험이 적은 초보의사에게 시켰다. 김씨는 “언론 인터뷰까지 나왔던 사람이라 ‘가짜 의사’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며 “혹시라도 수술 부작용이 생기면 어디에 책임을 물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법적으로는 의사만 차릴 수 있는 병원을 일반인이 월 500만~1500만원을 주고 의사면허를 빌려 영업하는 ‘사무장 병원’이 늘고 있다. 사무장 병원은 의사가 아닌 병원 주인이 사무장 직함을 달고 병원에있는 경우가 많아 붙은 이름이다. 전문적인 의학지식이 상대적으로 덜 필요한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활개 치던 사무장 병원은 최근에는 성형외과까지 진출했다.

월 1000만원이면 성형외과 개업

사무장 병원을 차리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기자가 서울의 한 유명 의사헤드헌팅업체에 연락해 “강남에 성형외과를 차리고 싶은데 면허를 빌려줄 의사를 소개해줄 수 있느냐”고 묻자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업체 관계자는 “불법인 데다 최근 제재도 강화돼 과거보다 어려워지긴 했지만 수익이 보장되는 강남 성형외과라면 가능할 것”이라며 “면허 대여료는 최소 월 1000만원”이라고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6년간 적발된 사무장 병원은 826개였다. 2009년 7개에서 2010년 46개, 2011년 161개 등으로 차츰 늘다 지난해에는 250개나 됐다. 국고에 환수하기로 한 이들의 불법 수익은 6458억원에 달했다.

목사부터 카센터 사장까지 가지각색

사무장 병원을 운영한 이들의 직업은 다양했다. 지난 4월 교회 목사인 전모씨(56)가 사무장 병원을 운영하다 경찰에 구속됐다. 2012년부터 작년 말까지 요양병원을 운영하며 건강보험공단에서 나온 보조금 중 9억원을 빼돌린 것이다. 요양병원이 자신의 교회에 헌금을 내는 수법으로 17회에 걸쳐 1억2500만원을 챙기기도 했다.

3월에는 서울 노원구의 한 치과병원이 사무장 병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주인은 인근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던 김모씨(57)였다. 이 병원은 경력이 짧은 치과의사를 1년 단기계약으로 고용하거나, 부실한 의료기기를 사용한 탓에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가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급여비 명목으로 2억3000여만원을 부정 수급했다.

여행사를 운영하는 곽모씨(41)와 장모씨(36)는 인천에서 중국인 환자를 상대로 사무장 병원을 운영했다. 장씨가 중국에서 불법 성형브로커로 활동하며 환자를 모아오면 성형외과 전문의 명의를 빌린 곽씨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수술을 시켰다. 이들은 1년여 동안 중국인 환자에게 수술비를 5~10배 부풀려 받는 수법으로 8억원을 챙겼다.

의료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져

사무장 병원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의료 서비스의 질이 낮다는 것이다. 최근 늘고 있는 성형외과의 사무장 병원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사무장 병원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이익을 올리는 것이 주목적인 만큼 수술 경력이 적은 초보의사나 값싼 의료장비를 이용해 원가를 최대한 절감한다”며 “이 과정에서 상담은 베테랑 의사가 하고 수술은 초보의사가 집도하는 ‘유령수술’이 이뤄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성형외과의사회에 따르면 성형외과 전문의가 있는 성형외과는 1400여개지만 운영되고 있는 성형외과는 1만개가 넘는다. 한 관계자는 “상당수 병원이 비전문의나 사무장이 운영하는 병원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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