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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기증할래’...저세상서 완성한 15세의 ‘마지막 버킷리스트’

[기타] | 발행시간: 2015.08.13일 07:31

가족과 함께한 해리엇(가운데)의 행복했던 생전 모습

[서울신문 나우뉴스]

어린 나이에 목숨을 위협하는 질병에 맞서 싸워야 했지만 용기와 천사같은 마음을 잃지 않았던 소녀의 이야기가 슬픔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1일(현지시간) 15세의 나이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지만, 생전 바람대로 죽음 이후에도 남을 도운 영국 소녀 해리엇 시한의 사연을 소개했다.

건강한 아이였던 해리엇은 11세가 되던 해 처음으로 ‘낭성 섬유증’을 진단받았다. 이 병은 기관지 안에 있는 점액 분비선에 이상이 생겨 매우 끈적끈적한 점액이 분비 되는 질환. 이 때문에 호흡 장애가 일어날 수 있으며 장기 속에서는 세균 번식이 촉진되기도 하는 심각한 질병이다.



어머니 헬렌 시한에 따르면 해리엇은 질병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건강하게 지냈다. 그러던 중 문제가 생긴 것은 2013년 9월. 그녀는 심각한 호흡장애로 쓰러져 병원에 갔고 무려 5개월 동안 치료받아야 했다. 이 중 절반은 집중치료실에 있어야 했을 정도로 병세는 심각했다.

2014년 초 마침내 퇴원이 허락됐고 해리엇의 건강은 간단한 신체 활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호전됐다. 가족들은 폐 이식을 고려했지만 의사들은 그전에 몸무게를 늘려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간신히 13㎏정도 살을 찌우는데 성공했지만 갑작스럽게 기흉이 발생해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사망 수개월 전인 2014년 말 해리엇은 죽기 전 해보고 싶은 일을 기록하는 ‘버킷 리스트’를 작성했다. 아버지 그렉 시한은 “남은 시간이 얼마나 남아있을지 알 수 없었지만 삶을 최대한 누리기 위해 리스트를 작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버킷 리스트에는 유명 아이돌인 ‘원 디렉션’ 만나기, 돌고래와 헤엄치기, 뉴욕을 방문하기, TV쇼 라이브로 보기 등 그 나이대의 소녀가 원할 만한 활동들이 적혀있었고 가족들은 차근차근 소원들을 성취해나갔다.

그런 그녀의 리스트의 마지막을 장식한 소원은 다름 아닌 ‘장기 기증하기’였다. 해리엇은 자신과 같은 낭성 섬유증을 앓는 아이들을 응원하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 다른 환자 친구들을 많이 만들었다. 그렉은 “장기기증을 받았거나 필요로 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았기에 해리엇은 장기 기증에 항상 관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올 해 4월, 해리엇의 부모는 만감이 교차하는 소식을 듣게 된다. 해리엇의 안구가 그녀가 세상과 이별한지 2개월만에 마침내 26세 청년에게 기증됐고 그가 덕분에 시력을 무사히 되찾았다는 것. 부모는 늘 남을 돕길 원했던 해리엇의 의지를 실천하게 되어 형언할 수 없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렉은 “딸이 누군가의 시각을 되찾아줬다는 말을 듣자 여러 감정이 느껴졌지만 가장 큰 감정은 그녀가 베푸는 삶을 끝까지 실천했다는 데에서 오는 자랑스러움이었다”고 밝혔다.

부모는 현재 낭성섬유증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한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해리엇의 병문안 선물’(Harriet‘s Hospital Hampers)이라는 재단도 만들었다. 이 재단은 병상에 누워 오랜 시간 보낸 아이들에게 응원의 선물을 전달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아버지는 “해리엇은 인정이 넘치는 아이였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일 줄 아는 아이였다”며 “딸은 우리가 타인을 도우며 살기를 진심으로 바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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