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중국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구글플레이가 중국에 정식으로 입점해 어느 정도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중국 시장 진출이 수월해질 것 같다."(박성필 1506호 대표)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 구글의 중국 복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이 안드로이드용 새 구글플레이 앱스토어 출시를 위해 중국 정부 관계자와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은 2010년 중국 본토내 사업을 대부분 중단했다. 구글 지메일 사용자에 대한 사이버공격이 발생한데 이어 중국 정부의 검색결과 검열에 구글이 거세게 반발하면서다.
현재 중국의 안드로이드 마켓은 수많은 사업자가 난립해있는 상황이다. 코트라가 지난 5월 발간한 '중국 앱 스토어 시장현황 및 한국 앱 업로드 절차'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최대 안드로이드 마켓은 '360'으로 전체 시장의 29%(지난해 상반기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텐센트의 '응용보'가 24%로 2위, 바이두가 19%로 3위로 뒤를 잇는다.
중국의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시장은 세계 최대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에 앱 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애플의 앱스토어의 경우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이 미국 시장 규모를 넘어섰다. 앱 분석 업체 앱애니는 지난 4월 관련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앱스토어 다운로드 수 기준으로 중국이 미국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사진=한유코리아 '모바일 콘텐츠 중국 진출 전략 세미나' 발표자료
중국 내 안드로이드 시장 점유율은 애플 iOS의 5배 규모로 평가받는다. 코트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모바일 앱 스토어 사용자가 4억2000만 명을 넘어섰으며, 올해 앱 다운로드 건수는 지난해 대비 28% 더 성장한 2360억 건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는 한국 모바일 업계로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지만, 지금껏 중국의 '텃새'와 '현지화' 실패로 사실상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구글의 중국 재진출은 그런 면에서 국내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특히 사실상 중국 시장을 포기했던 스타트업이나 인디게임 개발자로서는 중국에 직접 진출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만으로도 한 가닥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IT업계 관계자는 "이미 대형 IT기업이 구축한 안드로이드 앱스토어가 공고한데다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를 변형한 기기가 한정적인 마켓 접속만을 허용해 구글플레이가 얼마나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중국의 자국 서비스 우대 정책이 완화될지에 따라 국내 IT업계의 성공 가능성도 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구글플레이의 중국 내 점유율 변화가 중국 내 만연해있는 해킹, 저작권 침해 문제 해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구글플레이가 복제 앱에 대한 차단 조치 등 구글이 저작권침해 사건을 조율해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김민진 법무법인 천고 변호사는 "중국쪽 퍼블리셔와 계약 성사 직전 단계까지 갔다가 퍼블리셔가 갑자기 사라지거나 유사한 캐릭터가 다른 게임에 나오는 피해를 입는 국내 개발사가 많다"며 "중국 퍼블리셔 없이 직접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린다면 중국 진출이 훨씬 용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퍼블리셔와 계약에 있어서도 국내 개발사가 양보해야 되는 부분이 많았을 텐데 구글플레이의 영향력이 높아진다면, 계약 관계에 있어서도 유리해지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재의 기자 hja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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