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스완지 윙어 레이튼 제임스 "기성용을 벤치에 두는 건 졸렬한 짓"
[골닷컴] 한만성 기자 = 영국 공영방송 'BBC' 해설위원 레이튼 제임스가 올 시즌 초반 부상 후 좀처럼 선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기성용은 무조건 주전으로 활약해야 하는 선수라고 지적했다.
기성용은 지난달 8일(이하 한국시각) 첼시와의 올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개막전에 선발 출전했으나 경기 도중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이 때문에 그는 약 2주간 회복에 전념해야 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스완지 팬들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 기성용은 부상에서 회복한 후에도 주전 자리를 되찾는 데 생각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게리 몽크 스완지 감독이 기성용이 결장하는 동안 활용한 잭 코크, 존조 셸비, 그리고 길피 시구르드손으로 이어지는 중원진이 무난한 경기력을 선보이자 뒤늦게 복귀한 기성용은 프리미어 리그에서 후반 교체 요원으로 활약 중이다.
이에 제임스는 최근 '사우스 웨일스 이브닝 포스트'에 기고한 칼럼에 "몽크는 기성용의 자리를 만들어야만 한다. 기성용은 스완지 최고의 선수이기 때문(Monk has to find a place for Ki Sung-Yueng because he is Swansea's best player)"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성용이 벤치에 앉는 건 졸렬한 현상(He has been on the bench for much of this season and that is a travesty."이라고 지적했다.
제임스는 "애초에 스완지가 2013-14 시즌에도 기성용을 선덜랜드로 임대 이적 보낸 것 또한 말로는 설명할 수 없을 만한 일"이라며, "그는 지난 시즌 팀으로 돌아오자마자 올해의 선수가 됐다. 올 시즌에도 첼시전에서는 주전으로 나섰으나 그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후에는 선발 명단에서 빠지고 있다. 나는 이를 이해할 수 없다. 내가 아는 기성용은 선발 명단에서 빠지기에는 너무 뛰어난 선수다. 그를 위한 자리를 만들어줘야만 한다. 즉, 당연히 존조 셸비다 길피 시구르드손이 빠지고 그 자리에 기성용이 들어가야 한다. 다만 팀의 엔진 역할을 하는 잭 코크는 제외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제임스는 기성용이 대체해야 할 선수로 올 시즌 초반 맹활약을 펼치며 잉글랜드대표팀에 승선한 셸비를 지목했다. 그는 "셸비는 최근 몇 경기에서 경기력이 떨어졌다. 그는 기성용처럼 수비 가담이 원활하지 않다. 수비 가담이 부족한 건 결국 스완지에 독이 될 수 있다. 셸비는 공을 너무 자주 빼앗긴다. 그러면서도 그는 수비라인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는다. 스완지의 수비진을 안정화하려면 코크와 함께 기성용을 미드필더로 세워야 한다. 아니면 시구르드손 또한 기성용이 대체할 만한 선수다. 시구르드손은 올 시즌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제임스는 "만약 기성용에게 당장 주전 자리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그는 1월 겨울 이적시장에서 팀을 떠날 수도 있다"며, "프리미어 리그에서 기성용에게 출전 시간을 보장해줄 팀은 많다. 나는 주전이 될 자격이 있는 데 팀에서 계속 빠지는 선수의 심정을 잘 안다. 스완지는 팀 내 최고의 선수인 기성용이 떠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기성용의 이적은 피할 수 없는 재앙"이라고 밝혔다.
기성용은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한 개막전 첼시 원정을 제외하면, 복귀 후 프리미어 리그에서 출전한 세 경기에 모두 후반 교체 출전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후 그는 스완지가 1.5군을 투입한 리그컵 경기에만 두 차례 선발 출전했다.
'BBC 라디오' 해설위원 제임스는 7, 80년대 스완지를 비롯해 번리, 퀸스 파크 레인저스, 선덜랜드 등에서 활약한 측면 공격수였다. 그는 1974-75 시즌 PFA 올해의 팀의 공격수 부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으며 웨일스대표팀에서도 54경기 10골을 기록했다.
제임스는 현역 은퇴 후 BBC 해설위원으로 축구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는 방송 데뷔 후 선수 시절 깊은 인연을 맺은 스완지를 향해 지나칠 정도로 강한 애착을 보여 논란을 일으킨 적도 있다. 지난 2008년 제임스가 친정팀 스완지의 지역 라이벌 카디프에 대해 "FA컵 4강에 오른 카디프가 졌으면 한다"고 노골적인 말을 해 논란의 대상이 된 건 웨일스 축구계에서 유명한 일화로 꼽힌다. 당시 사건 탓에 제임스는 BBC로부터 2주간 방송 출연 정지 처분을 받았고, 카디프 팬들 사이에서는 "레이튼 제임스는 우릴 싫어한다"는 가사의 응원가도 탄생했다.
무엇보다 제임스는 예전부터 기성용에게 애착을 드러낸 해설위원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13-14 시즌 스완지가 부진을 거듭하할 때 선덜랜드로 임대 이적한 기성용이 맹활약을 펼치자 "스완지가 그를 복귀시키지 않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나는 기성용을 셀틱 시절부터 지켜봤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골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