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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제2의 고향…친구도, 꿈도 여기서 찾았죠'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6.01.02일 08:49
고국 떠나 한국에 정착한 중도입국 청소년 3명의 희망 찾기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고향을 떠나 한국으로 온 다문화가정의 자녀(9∼24세)는 2012년 여성가족부 통계 기준 1만 7천여 명에 달한다.

여기에 탈북 청소년과 외국인 주민의 자녀를 합하면 그 수는 수십만 명을 헤아린다.

이 같은 중도입국 청소년에게 한국은 낯선 땅일 수밖에 없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무지개청소년센터 내 다톡다톡 카페에서 이승미(21·몽골), 줘자치(19·중국동포), 동미선(19·중국동포) 양(왼쪽부터)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고향을 떠나 가족과 함께 한국에 정착한 이들은 "한국은 제2의 고향"이라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2016.1.2

익숙했던 언어와 문화, 가족과 친구를 떠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다는 것은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짐이다.

하지만, 청춘은 여전히 꿈을 꾼다.

새해를 앞두고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종로구 무지개청소년센터에서 만난 이승미(21·몽골·현지명 오양가)·동미선(19·중국동포)·줘자치(19·중국동포) 양도 미래와 꿈을 이야기했다.

2011년 처음 한국에 온 이 양은 "이제는 몽골보다는 한국이 더 친숙해졌다"며 "제2의 고향 같다"고 밝게 웃었다.

지난해 9월 외국인 특별전형으로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 입학한 그는 "첫 학기부터 어려운 강의를 신청하는 바람에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들었지만 공부는 재미있었다"고 털어놓았다.

2014년 8월 중국 하얼빈(哈爾濱)시에서 온 동미선 양도 "한국을 좀 더 가깝게 느끼게 됐다"며 "앞으로 계속 한국에서 살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줘자치 양은 "대학교 수업이 어려워 졸업을 못할까봐 걱정된다"며 기대감과 긴장감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2012년에 입국한 줘 양은 이 양처럼 고려대학교 외국인 특별전형에 합격해 올해 미디어학과 16학번 신입생이 된다.

이들은 여느 중도입국 청소년처럼 한국에 먼저 온 가족의 초청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한국어를 비롯해 모든 게 서툴렀다. 아는 친구 하나 없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동 양은 "한국어를 잘하지 못해 힘들었다"며 "아는 사람도 없고, 길도 몰라 밖에 나가도 재미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한창 배워야 할 나이였지만 학교를 가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교육 제도가 달랐고, 정보도 부족했다.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에 부풀었던 이승미 양의 발목을 잡은 것도 학교 문제였다.

몽골에서 10년 동안 학교를 다닌 이 양은 자신이 한국 내 대학교 입학에 필요한 최소 재학 기간을 다 채우지 못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그는 대입에 필요한 재학 기간인 11년을 채우기 위해 다시 몽골로 돌아가 1년간 학교를 더 다녀야 했다.

이 양은 "재학 기간을 채워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한국에서 처음 2년 동안은 한국어 학원만 다녔다"며 "처음부터 제대로 알았더라면 그렇게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무지개청소년센터 관계자는 "중도입국 청소년은 서류 문제와 언어, 정보 부족으로 진학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열심히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들로 좌절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힘들었던 시간 아이들에게 힘이 된 건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이었다.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이 운영하는 무지개청소년센터는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을 만나는 장소이자 배움의 장이었다.

무지개청소년센터는 한국어 수업과 집단 상담을 비롯해 진로 지원 프로그램인 '무지개 잡(Job)아라'와 직업훈련 과정인 '내-일을 잡(Job)아라'를 운영하고 있다.

동 양을 포함해 3명 모두 센터에서 한국어와 진로 및 취업 지원 과정을 수강했다.

동 양은 "센터를 다니며 말이 많아졌다"면서 "전에는 같이 얘기를 할 친구가 없어서 말이 별로 없었는데 이곳에선 친구들과 할 얘기가 많다"고 달라진 점을 전했다.

동 양에게는 새로운 꿈도 생겼다.

원래 빵을 좋아했다는 동 양은 직업훈련 과정을 수강하며 제과제빵에 관심을 품게 됐다. 현재는 제과제빵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며 "경험을 더 많이 쌓아서 직접 빵집을 운영하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줘자치 양과 이승미 양은 우선 대학교 생활에 충실한다는 계획이다.

줘 양은 "새해에는 한국어와 영어를 더 잘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할 생각"이라며 "졸업 후에는 전공을 살려 미디어 관련 업종에서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양은 대학생으로서 삶을 좀 더 누릴 생각이다.

겨울방학 기간 무지개청소년센터 내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그는 "개강 후에는 연극이나 노래 관련 동아리에 가입해 친구를 많이 사귀고 싶다"고 희망했다.

각자 꾸는 꿈은 다르지만 이들의 공통된 바람은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는 것.

이들은 "도움받은 만큼 나중에 능력 있는 사람이 돼서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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