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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미래에 대한 고민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01.15일 09:12
작성자: 강효삼

  (흑룡강신문=하얼빈) 끝내는 다시 상하이로 돌아간다.어린 것을 데리고…그녀는 먼 북방 한 작은마을 시골사람이였다.그러나 개혁개방후 조선족들이 대량 남방으로 진출하는 기회에 젊은 그도 남방의 모 합자기업에 가서 노동자로 출근을 하면서 그곳에 가 있는 한 총각과 눈이 맞아 사랑을 속삭이던 끝에 결혼까지 하여 상하이에서 가정을 꾸렸고 후에 자식까지 있게 된 것이다.

  자식이 크면서 조선족의 후예이니 우리말과 글을 배워야한다는 사명감과 그리고 고향 가까이 와서 살고 싶은 생각에 자신이 키우던 자식을 이곳 북방의 한 작은 도시에 사는 친정어머니에게 맡겼다.그곳에서 한족유치원에 다녔기 때문에 이곳에 와서도 한족유치원이 어떨가? 조선족유치원이 어떨가? 고민하다가 민족심이 강한 친정엄마가 우리말과 글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여 조선족유치원에 보내 우리말과 글을 배우게 되었는데 워낙 총명한 아이여선지 아니면 외할머니가 의식적으로 제대로된 우리말을 가르치기 위해 한국 에니메이션을 많이 보여주어선지 생각밖에 우리말을 잘하게 되었다.어찌나 잘하는지 때론 엉뚱한 말도 곧잘하여 사람들을 놀래켰고 더 귀염을 받았다.그렇다하여 중국말이 뒤지는 것도 아니다.중국어는 또 중국어대로 잘하였다.게다가 지금 조선족유치원에서는 중국어와 조선어 그리고 영어까지 배워주기에 영어까지도 할 줄 알았다.

  허나 여기에 만족할 부모가 아니였다. 이런 곳에 있으면 교육환경의 차이로 인재로 자랄 수 없다고 속단한 그의 부모들은 상하이라는 대도시에 가서 자식을 뛰어난 인재로 만들기 위해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조선족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그래서 조선족학교가 없는 곳이니 애는 부득히 한족유치원에 다닐 것이고 그러면 아이는 그새 외할머니와 학교에서 배운 우리말을 다 잃어버릴 것이다.대신 월등한 현대교육을 받아 인재가 될 것이다.어느것을 선택해야 하는가? 자기 민족의 문화도 알고 인재도 되는 길은 없는 것인가?

  지금 자식의 장래를 두고 이런 고민을 하는 부모들이 많다.중국이란 이땅에 적극적으로 적응하기 위하여 아니 모종의미에서는 소수민족이면서도 대민족을 앞서보기 위해서일지도 모른다.그녀도 상하이에 가서 아이를 인재로 만들기 위하여 피아노학원,수영,그림그리기, 영어반등에 모두 보낼작정이란다.그렇게 하여 소원대로 인재가 되면 몰라도 인재도 못되고 우리말과 글도 모른다면? 우리말과 글이라도 착실히 배워 예절있는 아이가 되면 부모에게 좋을 것이고 혹 한국이란 나라에 가 있게 되더라도 언어사용에 불편이 없을 것이다.그러나 민족의 정체성 같은 것에 대해선 아랑곳않고 요즈음 많은 조선족부모들은 자식들이 인재가 되어 돈을 많이 벌 것만을 바라고 있다.

  지난해 말 나는 미국사는 딸의 초청으로 미국을 갔다온 적이 있다. 내 딸이 살고 있는 주위엔 유학간 한족들이 많이 사는데 내가 놀란 것은 그들의 굳건한 민족심이다.자녀들을 영어학교에 보내 학교에서는 미국아이들 못지 않게 영어를 구사하지만 집에 와서는 꼭 중국어로 대화를 하게 하여 중국에 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만일 우리 민족 아이들 같으면 그런 환경에서 어떻게 되었을까? 모르긴 해도 많은 부모들이 자기민족언어를 집어치우고 집에 와서도 영어를 하게 했을지 모른다.

  개혁개방으로 하여 우물안에 갇혀살던 조선족들은 농촌을 떠나 도시에 가서 노동자, 기업인이 되고 초가집대신 아파트에서 살고 시멘트포장도로를 밟으면서 새로은 시대문명을 접하였다. 허나 그대신 민족공동체가 해체되고 민족의 구심점인 문화를 잃게 되었다.

  지금 남방의 도시에 가 사는 많은 조선족자녀들이 우리말과 글을 모르고 있는가? 학교가 없어 배우지 못하는데다 집에서까지 가르쳐주지 않아 민족언어의 문맹이 되고 있다. 언젠가 칭다오에 산다는 어린것을 데리고 온 한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았는데 아이가 우리말을 못함으로 부득불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 서투른 중국어로 아이와 대화를 하느라고 끙끙거리고 있었다.

  대신 자신이 조선족이면서도 조선족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데 오히려 명지한 한족들이 걱정해주고 있다.내가 아는 한 교육국의 책임자가 나에게 "너희 민족아이들이 같은 민족끼리도 자기 민족어를 사용하지 않고 중국어만 하는 것을 보니 은근히 걱정이 된다면서 계속 이렇게 나간다면 필경 조선족은 사라질 것이고 그렇다면 중국은 56개 민족이 아니라 55개 민족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허지만 이런 심각성을 뼈저리게 감안하고 민족의 장래을 두고 근심걱정하는 우리 조선족부모들과 민족간부들이 몇이나 될까? 오히려 한족간부가 조선족을 위해 걱정을 해주는데 어떤 민족간부들은 자신이 조선민족이면서도 조선족들이 모인 장소에서 오히려 자기민족언어문자를 사용하지 않고 중국어를 한다.그리고 자기 자녀들을 적극적으로 한족학교에 보낸다.그런사람 가운데는 자신이 조선족학교 교원으로서 학생원천이 줄어든다고 한탄하면서도 자기 자녀를 한족학교에 보낸다.학생원천이 줄어들면 결국 자기 밥통도 위협을 받겠는데…

  이러한 경향은 모국인 한국에도 더러 있다. 본민족의 말과 글보다는 한자나 영어를 더 중시하여 거리의 간판이 온통 섞인말 투성이다. 신문은 말할 것 없고 심지어 공영방송에까지 외래어가 범람한다. 경제가 발전하여 세계속에 당당한 위치를 가지면 가질수록 자신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민족 정체성의 현주소이다. 그렇게 놓고 볼때 유대인은 얼마나 대단한가! 그들은 2천년 세월 조국없이 떠돌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타민족에게 동화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굳건히 문화를 지켜 모래땅에서 굴지의 기적을 일으켜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그들만의 특이한 그 민족자긍심은 총명한 두뇌와 막대한 부를 소유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되었다.

  한민족이 자신의 민족정체성을 지키는 것은 결코 인구의 숫자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브라질의 정글속에 모여사는 부족들같이 열린 세계와 마주보고 살면서도 독자적인 자기 문화를 그냥 보류하고 있는 것을 보면 비록 13억이란 대민족 속에 고작 200만,창해의 일속같이 적은 민족이지만 민족자부심만 있다면 얼마든지 자신의 말과 글을 포함한 민족정체성을 보유할 수 있을 것이다.

  정도 많고 총명하고 밝은 민족이지만 우리민족은 가변성이 너무 많다.그것은 지금 세계각지에 흩어져사는 조선민족들을 보아도 알 수 있다.현지에 쉽게 적응하다 못해 동화도 빠르다.설사 실속은 그렇지 않다해도 껍질만 남은 민족이 된다.그 절대적 표현이 말과 글의 상실이다.진정한 조선민족이라면 민족의 핵심인 말과 글을 사용하는 의지와 용기와 신념이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오늘 중국조선족은 언어사용에서 새로운 갈림길에 놓여있다.민족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일부러 한족학교에 보내는 부모가 있는가하면 조선족을 만들기 위하여 어머니가 타민족인 손자를 데려다 키우면서 말과 글을 배워주고 민족학교에 보내는 사람도 있다.과연 무엇이 정답일까? 우리 모두 심사숙고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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