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글 하수정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임성민, 10년의 연기자 생활 동안 '아내의 자격' 같은 드라마는 처음이었다.
임성민은 5월 4일 서울 서래마을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최근 종영한 드라마 '아내의 자격'을 끝낸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드라마에 대한 반응이 좋고 시청률이 점점 좋아지면서 정말 오랫만에 힘을 얻은 것 같았어요. 저절로 더 잘해야 겠다는 의욕도 생겼죠. 실제로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 연기도 배운 것 같아요. 4개월 정도 촬영했는데 보통 다른 드라마를 찍다보면 '아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하는데 촬영을 더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감독님 작가님을 비롯한 스태프들이 정말 최고여서 끝나는 게 아쉬웠죠."
종편 채널 JTBC 드라마 '아내의 자격'(극본 정성주/연출 안판석)은 강남의 사교육 열풍 속에서 자녀교육에 몰두하던 평범한 주부가 우연히 만난 치과의사와 격정적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리는 정통 멜로 드라마다. 1%를 넘기기 힘들었던 종편 채널에서 최종회 시청률이 기적같은 4.4%(AGB닐슨미디어리서치,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주인공 윤서래를 연기한 김희애를 두고 '종편 구세주 김희애'라는 말까지 나왔다.
임성민은 친구 남편의 내연녀로 몰래 아들까지 낳아 키우는 강은주를 연기했다. 친구 앞에서는 웃으면서 위로의 말을 건네지만 뒤에서 아들의 양육권 및 친권, 또 재산 상속권을 같이 누리기 위해 변호사와 일을 꾸미는 등 그 치밀함이 섬뜩할 정도였다.
"제가 너무 못되게 나왔나봐요.(웃음) 주변에서 '너 진짜 성격이 저렇지?' 물어보더라고요. 제 성격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드라마를 보고 짐작하는 것 같아요. 진짜 '아내의 자격'에서 나온 성격과는 달라요. 저와 달라서 정말 최선을 다해서 연기한건데 그냥 원래 제 성격대로 쉽게 연기한 줄 알더라고요. 오히려 순둥인데..그래서 손해도 많이봐요."
"안판석 감독님은 원래 큰 소리를 안내시는 분이었고 드라마에 나온 연기자들도 나이가 좀 있었기 때문에 다들 마인드가 성숙했어요. 성격도 모난 사람들이 한 명도 없어서 (김)희애 언니도 '30년 만에 최고의 팀이다'고 했죠. 저도 10년 만에 이런 팀은 처음이예요."
선후배 할 것 없이 김희애와 함께 작업한 사람이라면 다들 그녀의 연기력을 칭찬하기에 바쁘다. 임성민이 옆에서 본 김희애는 어땠을까?
"정말 달라요. 차원이 다른 연기자인 것 같고 레벨이 몇 단계 위는 될 것 같아요. 안판석 감독님은 연기 지존이라고 하셨어요. 연기 지존이기 때문에 연기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 말도 없고 말해서도 안된다고 하셨죠. 일단 모든 면에서 솔선수범하고 연기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준비하세요. 주변 사람들이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어요. 저 같은 경우는 불행히도 같이 연기하는 장면이 없어서 대사를 못 맞춰봤어요. 같이 연기하면 그 기운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너무 아쉬워요."
임성민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KBS를 퇴사한 지 어느덧 10년이 넘었다. 연기자로 전향하면서 "왜 그 좋은 아나운서 직업을 그만두냐?"는 질투 어린 비난과 악플에 시달렸다. 아직도 그녀를 전 아나운서로만 보는 시선이 있지만 10년의 세월이 사람들의 인식도 '연기자 임성민'으로 바꿔놓고 있다. 아나운서 시절 가졌던 자신감을 조금씩 되찾는 중이다.
하수정 hsjssu@ / 이재하 ru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