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투데이 테크M
중국의 성장 둔화와 위완화 평가절하 등 중국 경제 하락세가 예상보다 더 빨리 진행되면서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미국 테크(기술 기반) 기업들의 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테크 기업에 중국이 점점 더 중요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중국 증시의 변동성으로 미래 이익을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나스닥 지수는 1월 10% 가까이 하락하며 월간 기준으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악의 기록을 세웠다. 원인에 대해 중국이 오르내리고 있다.
아이폰 판매의 4분의1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애플은 중국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최근 실적 발표회에서 "우리는 중국 시장에서의 약점(weakness)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특히 홍콩에서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그러나 쿡 CEO는 중국 영업점 확대를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애플의 영업이익은 184억 달러(약 22조1168억원)을 기록했으나 전문가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결국 주가는 6.6% 하락했다.
인텔의 실적은 더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텔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으나 중국의 영향으로 주가는 9% 이상 하락했다. 최근 4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중국의 수요 둔화를 강조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PC 시장이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Brian Krzanich) 인텔 CEO는 "1분기 실적은 전반적인 수요, 특히 중국에서의 수요에 대해 경고를 반영하고 있지만 우리는 2016년에 탄탄 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테이시 스미스(Stacy Smith) 인텔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실적 발표회에서 "중국 인텔팀은 중국에서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발혔다.
IBM도 지난해 4분기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장에서 성장을 기록했다. 마틴 슈로터(Martin Schroeter) IBM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19일 "우리는 인도와 호주에서 두 자리수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중국은 하락했다"고 밝혔다.
델(Dell)과의 인수·합병(M&A)를 앞두고 있는 EMC 역시 중국에서의 매출 부진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마존 역시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하며 주가가 폭락했다.
테크 기업 중 유일하게 중국 사업 비중이 적은 페이스북만이 중국의 영향을 비켜갔다. 최근 실적 발표에 따르면 페이스북 주가는 16% 치솟았다. 그러나 중국은 페이스북의 최대 광고 시장 중 한 곳이다.
알파벳(구글) 역시 중국 경제 요인으로 많은 타격을 받진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테크 기업 임원들은 이같은 실적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인 것으로 바라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6.8%에서 올해 6.3%로 하향조정됐다.
위기 속에서도 중국 시장에서 기회를 잡겠다는 계획도 나왔다.
쿡 CEO는 투자자에게 보낸 실적 설명서에서 "중국 중산층은 2010년 기준 5000만명 미만이었지만 2020년까지 5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이들을 애플에 유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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