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黨 상납 압박에… 동남아 北식당 종업원들, 시내서 김밥 노점상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6.04.11일 08:24
[中옌지·동남아 북한식당 가보니]

- 썰렁한 옌지의 北식당들

대북제재 후 관광객 발길 끊겨 직원 절반 줄이고 공연도 축소

최근 수차례 여직원 탈출사건

- 東南亞서도 외화벌이 고육책

도라지 등 밑반찬 내다팔고 북한판 비아그라·웅담 밀거래

"출신 성분 좋은 직원들이지만 평양 압박에 노골적 불만 표시"


10일 중국 옌지(延吉) 시내의 한 북한 식당에는 손님이 3명밖에 보이지 않았다. 점심시간인데도 20개가 넘는 테이블은 거의 비어 있었다. 이 식당은 작년까지만 해도 한국 단체 관광객의 필수 관광 코스였다. 그러나 지난달 유엔의 대북 제재 이후 손님이 줄자 30여명이던 여자 종업원 수를 절반으로 줄였다. 매일 오후 7시 열리는 공연도 최근 단체 손님이 4000위안(약 70만원)을 내고 예약을 해야만 볼 수 있도록 바꿨다. 한 여자 종업원에게 "다른 직원들은 어디로 갔느냐"고 묻자 "일부는 본국으로 갔고 다른 식당으로 옮겨간 사람도 있다"고 했다.

현지 대북 소식통들은 "김정은이 집권한 후 옌볜(延邊) 지역에선 북한 여자 종업원들이 하나둘씩 도망치는 사건이 수차례 발생했다"고 했다. 이 소식통은 "도망친 여자 종업원들은 대체로 중국어가 능통해 중국 내 다른 지역에 숨어 지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도시의 유흥업소에서 일하거나 중국인의 정부(情婦)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 동북 3성(지린·랴오닝·헤이룽장) 지역에선 북한 식당 64곳 중 6곳이 폐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족 사업가 김모씨는 "과거에는 사업 파트너를 만나면 북한 식당에 데려가는 것이 관례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아무도 북한 식당에 가려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거리로 나온 北 종업원들 - 지난달 미얀마 양곤 시내 길거리에서 북한식당 여성 종업원들이 김밥·김치 같은 음식을 팔고 있다. 이들은 한국인들에게는 “선생님 (김밥) 맛있습네다”라며 호객 행위도 했다. /교민 제공

동남아시아의 북한 식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초 미얀마에 주재원으로 나와 있는 A씨는 양곤 시내를 걷다가 뜻밖의 광경을 목격했다. 북한 식당 여자 종업원들이 파라솔을 펴놓고 부식(副食) 노점상으로 나선 것이다. 이날 오후 양곤 기온은 36도를 넘어 찌는 듯했다. 색동한복을 입은 여자 종업원들은 A씨가 한국사람임을 눈치 채고는 "김치는 5000차트(4800원)고, 김밥은 두 줄에 4000차트(3800원)에 팔고 있습네다" "선생님 맛있습네다"라며 절박하게 손님을 끌었다고 한다. A씨는 "김밥 노점상으로 나선 여자 종업원들은 그전에 북한 식당에서 악기 연주를 하거나 노래를 불렀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현지 교민과 외교 관계자에 따르면 대북 제재 이후 태국의 북한 식당은 손님이 줄어들자 축구경기장 내 스낵바 등에 김밥, 컵밥 등을 납품하고 있다. 네팔 북한 식당에서도 현지 가게에 도라지, 다시마무침 같은 밑반찬을 내다 팔면서 '눈물겨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북한 식당 평양관은 노동당의 상납 압박을 견디다 못해 판매가 금지된 북한산 비아그라 양춘삼록이나 웅담을 손님들에게 몰래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노력에도 동남아 북한식당들은 대북 제재 직격탄을 맞았다. 주요 고객인 한국인 관광객이 발길을 끊은 탓이다. 앙코르와트에 인접해 있는 캄보디아 시엠레아프 평양냉면관은 하루에 관광버스 30대가 찾아올 정도로 인기였지만, 지난달 초부터 5~6대로 급감했다. 미얀마의 한 북한 식당도 하루 손님이 60명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10여명 정도로 줄었다고 한다.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라오스에 있는 북한 식당도 매출액이 50% 이하로 급감해 임대료를 걱정하는 형편인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은 "출신 성분이 좋은 여종업원들은 최근 한국 손님에게마저 '(평양에서) 숨통을 누르니 일어나지도 못할 지경'이라며 체제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교민 사업가 B씨는 "북한 식당 종업원들은 '여기서 버는 돈이 얼마나 된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사장이 손님 끌어오라고 독촉해서 힘들다'고 토로하고, 사장은 사장대로 '빨리 가게를 접고 싶은데 후임자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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