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제1비서는 잇단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울컥해서 미사일을 쏘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 출신으로 최근 북한을 다녀온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藤本建二)는 전날 밤 인터뷰에서 방북 당시 김 비서와의 면담 내용을 소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김 비서는 특히 "전쟁을 할 마음은 없다"면서 "외교 쪽 사람이 미국에 다가간다고 하면 생억지를 부린다"고 말했다고 후지모토가 전했다.
후지모토는 김 비서 발언의 맥락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으나,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행위가 미국 측의 제재나 위협에 따른 것이란 의미로 보인다.
후지모토는 마이니치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2일 평양에 도착해 김 비서와 그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그리고 측근인 최룡해 당 비서 등 3명과 약 3시간에 걸쳐 만찬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김 비서는 당시 만찬에서 레드 와인으로 건배를 한 뒤 후지모토에게 "일본은 지금 우리나라(북한)를 어떻게 보고 있냐"고 물었고, 후지모토가 "최악"이라도 답하자 "그러냐"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후지모토는 또 "숙소인 고려호텔 현관에서 기다리는데 김 비서가 직접 벤츠 차량을 운전하고 와서 놀랐다"며 "(김 비서가) '언제든 (북한에) 와도 좋다. 곤란한 일이 있으면 말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후지모토는 "(김 비서가) 내게 일본 정부와의 가교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도 말했다.
1989년부터 13년 간 김정일 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일했던 후지모토는 김 비서가 어렸을 때부터 친분을 쌓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1년 일본으로 돌아온 그는 2012년 7~8월 김 비서의 초청으로 다시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후지모토가 같은 해 9월 평양에 거주하는 부인의 병문안을 위해 방북을 신청했을 땐 비자 발급을 거부했었다.
후지모토는 김 비서 등과의 만찬에서 납북 일본인 문제 등에 관한 얘기는 오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후지모토는 23일까지 북한에 머문 뒤 중국 베이징을 거쳐 귀국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