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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6.05.09일 12:27
장춘시 리박사조선족양로원 리충민, 배육 부부를 만나다

장춘시 구태구 룡가진 음마하사회구역. 도농 련접지에 위치한 이곳에는 고층아빠트단지, 다층아빠트외에도 단층집들까지 옹기종기 모여산다.

강희황제의 말이 물을 마신 강이라 하여 얻어진 이름 음마하, 이 강변에 자리잡은 한채의 2층짜리 아빠트 건물, 이곳이 바로 리박사조선족양로원이다.

부지면적이 1600평방메터, 60~70명을 용납할수 있는 복합건물, 방마다 화장실 등 시설이 구전하고 기능이 완비하다. 의무실, 오락실, 장기실, 서예실이 구전하다. 실외에는 게이트볼장이 딸려있고 여러가지 건강체육시설이 갖추어져있으며 앞마당엔 화단이, 뒤뜰에는 록색 채소밭까지 있다.



리박사조선족양로원 외곽 전경

일전 기자는 이 양로원을 운영하고있는 리충민, 배육 부부를 만나 장춘지역에서 유일한 조선족양로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양로원의 일상

날이 희붐히 밝아오면 김교일(85세)할아버지는 잘 다져진 문구(게이트볼)장 주위를 따라 천천히 산보한다. 한참뒤에는 김할아버지와 같은 방을 쓰는 박룡덕(82세)할아버지가 불편한 다리를 끌고 나와 시원한 새벽공기를 마시며 뒤따른다.

두 로인은 이렇게 한시간 좀 못되게 밖에서 산보하고 방으로 되들어간다.

아침 6시 반이면 두 로인은 아침식사를 한다. 깔끔하게 청소된 복도 안쪽에 식당이 있다. 과학적으로 짠 건강식단에 맞춰 풍부한 료리경험이 있는 료리사가 준비한 아침식사를 하고 두분은 다시 방에 들어간다.

김할아버지는 방에서 라지오를 듣고 박할아버지는 활동실에 가서 텔레비죤을 시청한다.

이렇게 세상만사를 보고 듣고나서 한낮이 되면 김할아버지는 또 마당에 나가 산보도 하고 다른 방의 로인들과 화투놀이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다리가 불편한 박할아버지는 활동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방정리도 한다.



로인들과 함께 즐거운 점심식사를 나누고 있는 배육원장(우1)과 리충민 박사(뒤줄)

점심식사를 하고 두 로인은 침실에서 한시간쯤 낮잠을 주무시고는 나른한 오후의 해빛을 맞으며 건강기재들이 마련된 마당에서 운동도 하도 한담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양로원의 취침시간은 저녁 9시다. 로인들은 저녁식사를 끝내고 취침전까지 화투놀이 등 여러가지 활동과 텔레비죤 시청으로 하루 마지막 일과를 마무리한다.

이렇게 잘 정리된 일과와 과학적으로 준비된 식사로 이곳 10여명 로인들은 여유로운 하루하루를 보내고있다.

물론 각자가 무시로 떠올리는 흘러간 세월의 기억은 다르겠지만…

박사가 왜 양로원을?

리충민, 의학박사, 길림대학공공위생학원 류행병위생통계교연실 교수이다. 리충민교수가 바로 이 리박사조선족양로원 배육원장의 남편이다.

배원장 부부가 이 양로원을 경영하기 시작한것은 2015년초, 산동 모 도시에서 잘 나가는 회사를 경영하던 배육원장이 이곳 농촌에 와서 양로원을 경영하게 된것은 남편의 성화를 이기지 못해서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박사가 이곳 양로원을 선택했을가?

길림성 도문시 태생인 리충민교수는 1978년에 베쮼의과대학(지금의 길림대학 베쮼의과대학)에 입학,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학교에 남아 예방의학분야의 연구를 계속했다. 그뒤로 일본에 가서 연구원으로 있었고 1995년-2002년은 한국에 가서 석사, 박사 공부를 했다. 한국에 가서 공부하는 사이 그는 한국의 선진적인 예방의학분야의 조사통계가 매우 부러웠다. 한국의 농촌주민들이 모두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것을 보고 그는 중국에 와서 조선족 마을들에 내려가 건강검진을 비롯한 예방의학 조사통계를 하려고 작심했다.

2003년부터 그는 길림성 산재지역 조선족 마을 주민들에 대한 조사통계를 시작했다. 본과생과 석사생들을 무어 해마다 정기적으로 조선족 농촌마을에 내려가 주민들에 대한 건강검진을 비롯한 의학수치 조사를 진행했다. 그때로부터 리충민교수는 10여년간 조선족 산재지역 주민들에 대한 의학조사통계를 꾸준하게 이어갔다. 그러다보니 지금의 음마하 사회구역(음마하촌)과 같은 많은 조선족 산재지역 마을들과 인연을 맺게 되였다.



직원과 로인들이 어우러져 명절의 한때를 보내고 있다.

2014년초, 음마하촌 강윤중서기가 촌의 양로시설을 경영하기 어렵다면서 지원을 요청했다. 사실 이 마을 양로시설 건설을 제안한것도 리충민교수였다. 마을에 로인들이 많은 상황을 감안하여 촌에서 아빠트 단지를 건설할 때 양로시설을 함께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것이였다. 10여년간 촌의 로인들과 끈끈한 인연을 맺어온 리교수는 촌의 양로시설을 경영해달라는 요청을 거절할수가 없었다.

학교직무를 버릴수도 없고 하여 생각해낸것이 산동에서 회사를 경영하고있는 안해를 불러들여 양로원을 경영시키겠다는 구상이였다. 그해 그는 여러차례 안해를 이끌고 양로원에 가보면서 안해를 설득했고 부인 배육씨도 남편의 끈질긴 제안을 이기지 못해 양로원경영을 승낙했다.

“내가 대학교에 붙은 이후로 앞만 보고 달리느라 자기 부모님들한테 효도를 못해보았습니다. 외국에서 공부하느라 부모님의 림종도 보지 못했죠. 10여년간 때를 묻힌 이 마을 로인들을 비롯한 모든 로인들을 부모로 생각하고 효도를 해드리고싶은 마음에서 이 양로원을 선택한겁니다.”

잔잔한 감동을 주는 리교수의 말이다.

로인들의 “부모”

“남편의 성화에 못이겨 마지못해 양로원을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하다보니 이젠 우리 양로원 로인들한테 정이 생긴것 같습니다. 외지에 나갔다가도 로인들 생각에 오래 있지 못합니다.”

배원장의 말이다.

양로원은 거의 매달마다 입주한 로인들의 생일이 있다. 거기에 음력설, 보름, 추석 등 전통명절과 3.8절, 어머니절 등 신식 명절을 합하면 이 양로원은 한달에 둬번은 행사다. 행사날이면 모두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푸짐한 음식과 재미있는 활동으로 로인들과 이들 부부를 비롯한 양로원 직원들의 사이가 가까워진다.



전통 민속놀이도 하고 있는 양로원 로인들

그래서인지 배원장부부가 옷을 차려입고 나갈 차비를 하는것만 보면 로인들은 하나 둘 모여와서 “어데로 가냐, 뭐하러 가냐, 언제 오려나?”를 물으며 아쉬운 눈빛을 감추지 못하고 또한 오전에 나갔다가 오후에 돌아와도 그렇게 반가워하는 로인들이란다.

그들을 바라보는 로인들의 눈길을 보기 안스러워 어떤 날에는 뒤문으로 두사람만 빠져나갈 때도 있다고 한다.

“부모를 떠나보내는 아쉬움에 젖은 어린애 같은 로인들의 눈길에, 밖에 갔던 부모가 돌아오는것을 보고 기뻐하는 어린애 같이 좋아하는 모습이 생각나서 명절 친정나들이도 제대로 못하고 돌아옵니다.”

그리고 또 출장길에서 이들 부부의 아침일상의 첫 시작은 휴대폰에 설치된 양로원 감시카메라를 체크하는것이란다. 안전을 위해 양로원 여러곳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의 영상은 이들 부부의 휴대폰에 설치된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해진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휴대폰을 들고 누가 넘어지진 않나, 누가 밖에 나가지 않나 하며 온 정신은 양로원에 붙어있는다고 한다.

의학박사가 짜주는 식단

양로원 주방벽에는 건강식단이라고 쓴 음식차림표가 붙어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아침, 점심, 저녁의 음식이름들이 거기에 적혀있다. 이 식단을 만든 사람이 바로 리충민박사이다.

전공이 예방의학분야인 리충민박사는 계절에 따라 로인들의 건강에 알맞는 식단을 짜준다.

“하루, 한끼 료리에 들어가는 매 하나의 식재마다 모두 영양분석을 하고 여러 식재들의 상호 역할을 자세하게 체크하고나서 이런 식재들을 알맞게 배합하여 식단을 짭니다.”

“처음 이곳에 온 로인들은 우리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고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리충민박사는 소금이 적게 들어간 저염식단을 로인들에게 권장한다.

하지만 수십년간 김치, 된장에 길들여진 로인들은 한순간 자신의 입맛을 바꿀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 로인은 딸네 집에 갔다 돌아오면서 새우젓 한통을 갖고와서 가만가만 이들 부부의 눈길을 피해 들다가 들키기도 했단다.

리충민박사는 이들에게 짠 음식, 고칼로리 음식의 위해점들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무시로 그들에게 건강강좌도 하면서 입맛을 돌리기에 애썼다.



바깥로인들끼리 한잔 합시다

로인들의 입맛에 맛게 료리를 만들기 위해 뒤뜰에 전문 남새밭을 만들어 유기농 록색남새를 가꾸고 단백질 섭취를 보장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불고기와 고기보쌈도 마련해준다. 로인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장춘, 연변, 청도 등 여러 지역의 된장을 바꿔보기도 했단다.

또한 바깥로인들은 대부분 술을 즐겨 마셨다. 처음에는 술에 대한 제한은 없다보니 로인들이 술에 취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식사때 술을 못 마시게 했더니 이번에는 자기 방에서 한잔씩 두잔씩 마시는 로인들이 있었다.

그러나 빈속에 안주도 없이 술을 마시니 몸에 더 해로운것은 뻔한 일, 요즘은 식사때 100그람 이하로 술을 마실수 있게 했단다. 이젠 식사때면 바깥로인들이 술잔을 들고 방에서 나와 줄느런히 식당으로 향하는것이 이 양로원의 풍경선이 되였다.

* * *

취재를 마치고 양로원 건물밖으로 나오니 저녁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땅에 긴 그림자를 드리운 마을 로인들이 양로원 앞마당에서 게이트볼을 치고있었다.

양로원 문앞에서 서너명 로인들이 한담을 하며 하루의 마지막 해빛을 즐기고있었다.

“조선족양로원”이라고 쓴 간판을 뒤로하고 기자는 귀로에 올랐다.

/최승호 기자

편집/기자: [ 최승호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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