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17m에 달하는 날개를 가진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 제작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최근 미국 벌칸 에어로스페이스사는 서던 캘리포니아의 한 공장에서 제작 중인 초대형 비행기 스트래토란치(Stratolaunch)의 모습을 현지언론에 공개했다.
현재까지 76%의 제작 공정을 보이고 있는 스트래토란치는 몽상(夢想)같은 아이디어가 현실이 된 케이스다. 화제의 이 비행기는 날개 길이 117m, 동체 길이도 73m에 달하는 초대형이다. 점보 제트기인 보잉 747의 날개 길이가 70m가 채 안된다는 것과 비교해보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는 셈. 무게도 544t에 달하는 이 육중한 기체를 뛰우기 위해 제작사 측은 보잉 747의 엔진을 무려 6개나 설치했다.
그렇다면 왜 벌칸 에어로스페이스사는 초대형 비행기를 제작하는 것일까? 이 프로젝트의 몽상가는 회사의 창업자인 폴 앨런(62)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창업자인 앨런은 빌 게이츠보다 더 똑똑하다는 평가를 받는 IQ 170의 천재로 5년 전 큰 돈을 투자해 이 회사를 창업했다.
앨런판 '창조경제' 아이디어는 이렇다. 일반적으로 우주선은 지상에서 아틀라스와 같은 거대 로켓에 실려 지구 밖으로 나간다. 그러나 이 방식은 시간과 공간, 날씨의 제약을 받고 비용도 비싸다. 그러나 앨런은 거대 비행기에 로켓을 싣고 1만 m까지 올라간 후 우주로 발사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렇게 되면 지상 발사의 단점이 대부분 해소된다.
이를 위해 스트래토란치 중앙에는 우주 로켓(위성 혹은 우주선이 포함된)을 장착할 수 있는 발사대가 있으며 최대 275톤까지 실을 수 있다. 곧 스트래토란치는 지상 1만 m로 올라간 후 이 우주 로켓을 폭탄처럼 투하한다. 이후 로켓은 자체 추진제로 다시 우주를 향해 나아가고 원하는 위치에 위성을 올려놓게 된다.
당초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은 앨런의 이 프로젝트를 회의적이라고 평가했으나 이번에 제작 과정이 공개되면서 몽상이 아님을 증명했다.
벌칸 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스트래토란치 모바일 발사시스템은 상업용 위성 시장을 기반으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올해 말 비행기 제작이 완료될 예정이며 2020년 이전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와 유사한 프로젝트는 또 있다. 지난해 연말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이 설립한 민간 우주개발사 버진갤럭틱도 점보제트기를 이용해 하늘에서 로켓을 쏘는 계획을 공식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방식도 단점은 있다. 로켓과 위성을 비행기에 실어야하는 까닭에 그 크기와 무게가 제한적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서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