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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법원, '흑인 생명도 소중' 리더에 고액 보석금 책정 논란

[기타] | 발행시간: 2016.07.12일 11:55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전역에서 흑인에 대한 경찰 총격에 항의하는 시위가 번지고 있는 가운데 시카고 법원이 흑인 시위를 주도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단체의 활동가에게 이례적으로 고액의 보석금을 책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지난 9일 시카고 도심 그랜트파크에서 대규모 흑인 시위를 주도하다 체포·기소된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의 활동가 자말 그린(20)이 일리노이 주 쿡 카운티 법원으로부터 보석금 35만 달러(약 4억 원)를 책정받고 수감됐다.



심리를 주관한 페기 치암파스 판사는 "경찰이 평화적 시위를 벌일 기회를 주었는데도 그린은 이에 따르지 않았다"고 고액의 보석금을 책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린의 국선 변호인은 "판사가 '경찰에 대한 불복종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파격적인(outrageous) 수준의 보석금을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치암파스 판사가 보석금을 선고한 후 법정 안은 아수라장이 됐다며 그린에게는 "소셜미디어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토론할 수 없다"는 이색 명령도 내려졌다고 전했다.

그린은 지난 9일 시카고의 대표적인 음식 축제 '테이스트 오브 시카고'(Taste of Chicago) 행사장에서 최근 루이지애나 주 배턴루지, 미네소타 주 세인트 앤서니, 텍사스 주 댈러스 등에서 잇따라 발생한 사태와 관련해 시위를 벌인 약 200명 가운데 한 명이다. 당시 현장에서는 그린을 포함해 19명이 체포됐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원들은 이날 법정 앞에 나와 그린이 평화적인 시위를 주도했다며 석방을 호소했으나 검찰은 그린이 경찰 얼굴에 침을 뱉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린이 공공장소에서 경찰관 1명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다른 경찰관을 무장해제 시키려 한 5개의 중범죄 혐의와 체포에 저항하면서 공무집행을 방해한 2개의 경범죄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용의자가 기소되면 우선 심리를 열고 혐의 내용과 전과기록, 재정상태 등을 참고해 보석금을 책정한다. 죄질이 나쁠수록 보석금이 많아지며, 중범죄 혐의 또는 도주의 위험이 있을 때는 보석금 책정 없이 수감(보석 불허)하기도 한다.

그린의 어머니와 누나 등 3명의 흑인 여성은 치암파스 판사의 선고에 불만을 토로하면서 법정 안에서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지 않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다"고 소리치다 법정 모독 혐의로 수감 명령을 받았다.

시카고 트리뷴은 이 가운데 그린의 어머니와 누나는 곧 풀려났으며 또 다른 여성은 계속 수감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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