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해리, 예방운동 앞장
직접 성병 클리닉 찾아
시민단체 “진정한 헌신”
‘에이즈 환자 돕기’ 캠페인을 벌여온 영국 해리 윈저(32·사진) 왕자가 직접 에이즈 바이러스(HIV) 테스트를 받는 모습을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했다.
워싱턴포스트(WP), 가디언 등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14일 런던의 한 성병 클리닉을 찾아 직접 HIV 감염 여부를 확인, 정상(음성) 판정을 받는 모습을 페이스북으로 방송했다. 검사는 채 5분이 걸리지 않을 만큼 간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해리 왕자는 “(에이즈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상황을 정상적으로 보이게 하려면, 우리 모두가 테스트를 받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하며 국민에게 HIV 테스트를 장려했다.
지난달 영국 왕실은 ‘에이즈와의 전쟁’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에이즈 환자들을 돕기 위한 자선 사업에 공을 쏟아왔다. 특히 해리 왕자는 2014년 12월 1일 에이즈의 날을 맞아 ‘부끄러워하지 말자(#FeelNoshame)’란 슬로건을 내걸고 웹사이트까지 개설, 캠페인에 앞장서 왔다. 2006년에는 아프리카 레소토의 세이소 왕자와 함께 자선단체 ‘센테발레’를 세워 에이즈 감염 청소년들을 도왔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영국에서는 약 1만1000명의 사람이 자신이 HIV에 감염돼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에이스 자선단체 테렌스 히긴스 트러스트의 대표 이언 그린은 해리 왕자의 행보에 대해 “HIV와의 전쟁에 있어 새 개척점을 열었다”며 “진정성 있고 개인적인 헌신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영상이 공개되자 영국 다이애나비의 친구였던 가수 엘턴 존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리 왕자가 그의 어머니가 했던 일의 뒤를 잇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즈에 대한 공포가 만연했던 1980년대 다이애나비는 런던의 한 에이즈 센터를 방문해 HIV 감염 환자의 손을 붙잡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는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안겼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