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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지키는 ‘5인방’의 아리랑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08.17일 11:25
오상시 산하진홍덕조선족소학교

   (흑룡강신문=하얼빈) 류대식 기자= 파도에 흔들리는 망망 대해속의 고도마냥 오상 현소재지 밖에 유일하게 남은 조선족학교가 있다. 바로 산하진홍덕조선족소학교이다. 사생이 총 10명, 교사가 5명이고 학생이 5명이다.

  “전성기때에는 산하와 부근지역인 향양, 보산지역은 조선학교가 총11개, 그중 중학교만 4개 고중부도 2개까지 있었댔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조선족학교가 하나하나 없어지더니 지금은 우리학교만 외롭게 남았지요.”



산하진홍덕소학교의 ‘5인방’. 좌로부터 리경란교사, 박일묵교사, 최성욱교장, 황호남교사, 로명옥교사. /본사기자

  최성욱(57세)교장의 말에는 쓸쓸함이 배여있었다.

  산하진홍덕조선족소학교는 오랜 력사를 갖고있는 학교이다. 1936년에 설립된 이 학교의 첫 이름은 오상현학교조합국민학교였고 1947년에 산하진조선족소학교라 개명했으며 1992년에 기업가 림홍덕씨가 140만원을 투자하여 개건하면서 교명도 산하진홍덕조선족소학교가 되였다.



  산하진홍덕조선족소학교 사생일동. /본사기자

1990년대 중기부터 불기 시작한 ‘조선족학교 페교 바람’으로 산하지역의 조선학교들도 하나하나 없어지기 시작하였는데 2000년도 초에 주위의 학교들이 산하지역에서 규모가 제일 큰 홍덕소학교로 최종 합병되였다. 합병 초기만 해도 교사가 근 20명, 학생도 340명 되였었다. 그런데 한학기가 다르게 학생이 줄어들고 교사도 새로 들어오지 않아 퇴직만 하면 공백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지금은 최성욱교장 외에 황호남교사 (52세), 박일묵교사 (53세), 로명옥교사(50세), 리경란교사(49세)가 남아 ‘5인방’이 ‘고도’를 지키는 상황이 되였다.

  물론 교사들이 사업에 노력하지 않아 학교가 지금 처지가 된것이 아니다. 반대로 학교를 살리기 위한 교사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학교는 진작 페교되였을것이다. 현재 전 오상시의 수십개 학교가 거의 다 페교되고 소학교 하나 중학교 하나가 살아남아 있다.

  ‘5인방’의 ‘방수’인 최성욱교장은 1982년에 교단에 발을 들여놓았고 2007년8월에 이 학교 교장으로 임명되여 학교를 운영하는 중임을 떠멨다. 부임 초기 그는 어떻게 하나 학교를 지켜볼 생각으로 림홍덕사장으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아 물온돌방을 놓아 학생들이 기숙사생활을 하는데 편리한 조건을 마련했다. 학생래원을 늘이기 위해 주위 촌의 지부서기, 촌장, 로인협회 회장, 한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학부모들 회의를 소집하여 학교의 교사 소개, 학교 상급생들과 졸업생들의 상황을 소개하고 우리말을 배우는 우세를 설명하여 학생들을 믿고 맏길수 있도록 했다. 그는 다방면의 노력을 다해 민족의 진지인 이 ‘고도’를 지키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최교장의 이런 행동에 감복한 교사들도 이 ‘고도’를 지키는데 합세했다. 물론 해마다 학생이 줄어 자연히 사기가 떨어지고 열정도 떨어졌지만 “우리의 애들을 우리가 가르쳐 민족의 후대로 배양하자”, ”교사 일은 량심과 사랑의 사업이다” 등 좌우명을 항상 마음에 품고 단 한명의 학생이라도 교안도 열심히 짜고 새로운 교육방법도 탐색하면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농촌학교의 학생래원 감소는 사회발전의 추세인지라 학생이 계속 줄어드는것은 어쩔수 없었다.

  특히 올해에 들어서서 학교는 생사존망의 위기에 직면하게 되였다. 졸업반의 두 학생이 졸업하고 나면 학생이 없어서 학교가 문을 닫게 될 상황이다. 교사들은 편제가 있는지라 설사 학교가 문 닫는다 해도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80년 력사를 갖고있는 학교가 자신들의 손에서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허탈했고 가슴이 쓰려났다.

  최교장을 선두로 ‘5인방’은 학생 모집에 총출동하였다. 학생이 있는 집을 방문하여 반복적으로 설복하였고 또 촌지도부와 로인협회에도 도움을 청하였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끝내 3학년 학생 1명, 유아반 2명을 모집하여 학교가 정상적으로 돌아갈수 있게 되였다.

  “한 지역에 학교가 있다는것은 단순히 글을 배울수 있는 곳이 있다는게 아니라 그 지역 민족사회에 구심점이 있고 기반이 있다는것을 상징합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 우리 민족의 이 진지를 지킬것입니다.” 최교장의 말이다.

  취재를 마치고 허름한 학교 대문을 나서면서 한때 흥성흥성했던 교정을 둘러보노라니 어디선가 우리 전통민요 아리랑의 곡조가 울리는듯싶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또 넘어간다…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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