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사고 체험...교육일까 학대일까
◀ 앵커 ▶
일본에서는 자전거 사고를 줄이기 위해 교통사고 상황을 재연하는 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일종의 공포체험을 통한 교육인데 어린 학생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살벌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이동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헬멧도 없이 오토바이와 부딪힌 자전거 운전자는 좀처럼 일어나지 못합니다.
일본 경시청이 도쿄 공원에서 실시한 자전거 안전 교육으로, 교통사고 상황을 재연한 겁니다.
운전자들은 모두 베테랑 스턴트맨.
전화 통화를 하거나, 헤드폰을 낀 채 달리다 승용차에 튕겨 나가고, 트럭 옆을 위태롭게 지나가다 차 밑에 깔리기도 합니다.
액션 영화 같은 충격적인 사고 순간이 눈앞에 펼쳐지자, 재연이라는 걸 알면서도 관람객들은 충격을 받습니다.
일본 경시청은 공포 체험에 가까운 이런 안전 교육을 지난해만 270번 열었습니다.
[안전 교육 스턴트맨]
"(보고 나서) 도로를 달리는 것이 무섭다는 분도 계시고, 공포 같은 것을 심어주는 면이 있어요."
학부모들은 교육 효과가 크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어린아이들에겐 너무 끔찍하다며 우려했습니다.
[관람객]
"아이가 너무 무서워하니까... 차가 얼마나 위험한지는 알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자전거 사고로 숨진 사람은 572명 다친 사람도 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충격요법 같은 교육도 필요하지만 도로 정비 등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는 환경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이동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