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바오닷컴 ㅣ 한태민 기자] 중국의 노동분쟁이 서비스업 등 신성장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홍콩에 위치한 노동단체 중국노동자통신(中国劳工通讯)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에서 집계된 파업, 항의시위 등 노동분쟁 건수는 2천663건으로 전년보다 112건 줄었지만 2014년 때보다는 2배 가까이 많다"고 전했다.
주목할 부분은 기존에 노동분쟁이 집중됐던 제조, 건설업에서는 줄고 미래 성장산업으로 지목된 소매, 물류, 서비스업 등 산업에서의 분쟁이 늘었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매업의 경우에는 노동분쟁 건수가 전년보다 2배 늘어났고 운송업은 25%, 서비스업은 20% 가량 늘어났다. 이들의 분쟁 건수를 합치면 사상 처음으로 제조업보다 많았다.
반면 제조업은 전년보다 3분의 1 가량 감소했으며 건축업은 여전히 노동분쟁 건수가 가장 많았지만 증가폭은 8%에 그쳤다.
노동분쟁의 주된 요인은 임금체불 문제이다. 중국 제조업과 건축업은 장기간 농민공(农民工, 농촌을 떠나 도시로 온 근로자)에 의존해왔는데, 젊은 노동자 유입이 갈수록 감소하면서 이들의 임금 수준이 높아졌다. 이는 근로자의 임금 체불로 이어졌다.
중국노동자통신 키건 엘머(Keegan Elmer) 연구원은 "제조업, 건설업 등 전통산업에 만연했던 임금체불 문제가 판매, 물류 등 업계의 택배운송부, 판매원 등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의 한 관료 역시 "알리바바(阿里巴巴) 본사가 위치한 저장성(浙江省) 지역에서만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집계된 임금체불 문제가 1천7백건에 달했다"며 "이같은 임금체불이 '인터넷플러스(互联网+)' 등 신흥산업으로 급속히 번져가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실례로 지난해 하반기 중국 전역의 월마트(Walmart) 매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시위의 경우, 시위 근로자들이 웨이신(微信)을 통해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머 연구원은 "이번에 집계된 것은 수치는 주로 온라인을 통해 알려진 노동분쟁 건수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며 "중국 사회운동가들의 주장과 이따금 발표되는 정부 자료를 감안하면 실제 발생한 노동분쟁은 이보다 10배 가량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