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은 3·1절 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아직까지 일본 정부의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39분밖에 남지 않은 위안부 할머니들은 병마와 싸우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김경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전남 담양군의 한 비닐하우스. 이곳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94살 곽예남 할머니가 살고 있습니다.
곽 할머니는 16살 무렵 일본군에 의해 만주로 끌려가 모진 고통을 받았습니다. 해방 이후 60년 넘게 홀로 중국을 떠돌았습니다.
우리말을 잊어버린 곽 할머니. 통한의 세월 동안 수백 번 가슴으로 부른 우리 가락만큼은 또렷합니다.
[곽예남 할머니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곽 할머니는 지난 2004년 꿈에 그리던 가족을 만났습니다. 기쁨도 잠시 치매가 할머니를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1년 전에는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침대 맡에 놓인 작은 소녀상은 할머니가 제일 아끼는 물건입니다.
꽃 피는 봄, 곽 할머니는 전북의 한 독지가의 도움으로 새 집으로 이사를 갑니다.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살던 초가집은 아니지만 보다 나은 환경에서 남은 여생을 보낼 수 있게 됐습니다.
[이관로 / 곽예남 할머니 외조카]
"자기 몸을 수십 번 씻고 자기 마음을 수백 번 씻은들 과거에 자기의 마음 아픈 부분이 절대로 없어지질 않거든요 그래서 진짜로 다음 생애에는 좋은 집안에 태어나서…"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이제 39명. 할머니들은 아직도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