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모술 사막지역에 있는 '카스파'/ 연합뉴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가 이라크 모술에서 수천 명을 즉결처형하고 구덩이에 던져버리는 일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 시각) IS가 이라크 최대 유전도시인 모술을 점령한 2년 6개월 동안 이 지역의 '카스파(Khasfa)'로 불리는 큰 구덩이에서 즉결처형을 했다고 보도했다.
카스파는 아랍어로 '땅에 생긴 구멍이나 틈'이라는 뜻의 지름 30m짜리 구덩이로, 자연적으로 생겨나 10여년 전까지는 관광 명소였다.
IS는 이 지역 주민들에게 이라크 정부에 협조했다거나 스파이 노릇을 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씌워 구덩이 앞에 줄 세워놓고 총으로 쏴 죽인 뒤 시체를 발로 밀어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이뿐만 아니라 산채로 구덩이에 던지거나 시쳇더미를 가져와 이곳에 버리는 일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달 이라크 정부군이 모술을 탈환한 이후 외부에 알려졌다.
이 구덩이 인근에서 5개월간 일했다는 한 남성은 "그 구멍이 수천 명을 잡아 삼켰다"며 “구덩이 둘레에 희생자들의 피가 말라붙어 있었고, 부패한 시체가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IS는 시체에서 나는 악취가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퍼지자 2015년 이 구덩이를 메워버렸다.
모술 지방의회 의원인 후삼 알 아바르는 실종자 명단과 구덩이 크기 등으로 미뤄볼 때 3000~5000구의 시체가 구덩이 안에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중앙정부나 지역 정부의 역량으로는 사체를 꺼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라크 혼자서는 할 수 없다.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chosun.com]
출처: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