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를 어찌하오리까'
넥센 핵잠수함 김병현(33)이 또다시 무너지면서 넥센 코칭스태프의 고민이 커져가고 있다. 네번째 선발등판이었던 14일 목동 KIA전에서도 5이닝 7안타 5실점으로 무너지며 승리없이 2패째를 기록했다. 12일만에 등판이지만 여전히 불안했다. 방어율도 6.20이나 된다.올해 성적보다는 분명 내년을 기약하는 김병현이지만, 올시즌 팀의 승수를 쌓아주지 못하는 저조한 모습이다.
◇어떻게 해야 되나, 넥센의 고민
문제는 그의 들쭉날쭉한 제구력과 구위로 다음 투구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김병현 본인도 14일 경기 후 "지난 경기보다 컨디션은 좋았지만 결과가 나빠 아쉽다"고 했다.
부진이 이어지고, 선발로서 5회를 넘기기 힘든 상황이 연속되자 넥센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내놓고 말하지는 않고 있다. 지난번 선발 로테이션을 한번 걸러주고 12일만에 등판시킨 점에 미뤄볼 때 등판 간격 조절 역시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선발에서 잠시 물러나 중간 계투로 국내 프로무대 적응력을 높이거나, 2군으로 내려가 자신감과 제구력을 회복하는 것도 방법이다. 내년 이후를 더 기약하는 김병현이기에 가능한 옵션이다.
◇회복력 보단 제구력
김시진 감독은 누누이 회복력을 강조했다. 선발로테이션에 정상적으로 합류하기 위한 전제조건이었다. 이는 김병현이 불펜과 마무리를 못맡는 이유와 궤를 같이 한다. 오랜 공백기의 투수가 매일 등판을 준비해야 하는 보직은 체력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칭스테프는 김병현의 몸상태에 꾸준히 신경써 왔다. 하지만 휴식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 문제는 김병현 본인도 경기후 "통증이나 근육에 알이 배긴 느낌은 없다. 앞으로 정상 로테이션을 소화할수 있을거 같다"고 밝힌 것처럼 '회복력' 보다는 '제구력'이었다. 삼진을 5이닝 동안 6개를 잡았지만 볼넷도 4개 내줬다. 투구한 98개의 공에서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 또한 58 대 42으로 볼의 비율이 높았다. 또한 스트라이크 같은 볼이 적어 KIA타자들은 곶감 빼먹듯 가운데로 몰리는 공만 손쉽게 쳐냈다. 제구가 마음대로 안되고 안타를 두들겨 맞으면 투수는 자존심에 상처를 받는다. 이는 자신감 하락으로 이어진다. 선수 자신은 부정해도 종이가 물에 젖는 이치다. 특히 자신감 하락은 위험하다. 공의 구위 저하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김병현이 하루빨리 제구력을 날카롭게 가다듬어야 하는 이유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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