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아랍권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를 엿볼 수 있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 일간 아랍뉴스와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가 올해 3월 미국에 거주하는 미국인 2천57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설화 '알라딘'에 나오는 전설의 왕국 아그라바가 아랍권에 현존한다는 답이 21%로 집계됐다.
'아그라바 국적자가 미국에 위협적이라면 입국 금지해야 하느냐'는 속임수 질문에도 38%가 '그렇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65%가 아랍권을 거의 모른다고 했으며 30%가 전혀 관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75%는 아랍권에 대한 언론의 보도에 흥미가 없었다. 세계 지도에서 아랍권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는 응답자는 19%에 그쳤다.
아랍권이 위험하거나 관광지로서 매력적이지 않다는 부정적인 인상 탓에 조사 대상의 76%가 이 지역을 방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유고브는 "미군이 중동에 대규모로 주둔하고 영향력이 큰 점을 고려하면 미국인의 중동에 대한 무지는 불안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인의 아랍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관련 뉴스를 꾸준히 접하지 않은 탓"이라며 "이렇게 현실과 엄청나게 동떨어진 지식의 격차는 전쟁과 테러와 같은 부정적인 언론 보도로 더욱 강화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경진기자 (kjkim@kbs.co.kr)
출처: KBS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