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무대에서는 칩슛이 더 쉽다."유로 2012 8강. 승부차기에서 1-2로 이탈리아가 잉글랜드에 뒤지고 있는 상황. 이탈리아의 세 번째 키커로 나선 안드레아 피를로(유벤투스)는 가운데를 선택했다. 그것도 마음 놓고 때리는 강슛이 아닌, 파넨카킥(페널티킥을 찍어 차 골키퍼를 속이는 기술)이었다. 잉글랜드 골키퍼 조 하트(맨체스터 시티)는 일찌감치 오른쪽으로 몸을 날린 상태였고, 공은 골망을 출렁였다.
왠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플레이였다. 하지만 피를로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여유 있는 모습으로 동료들의 환호를 받았다.
피를로의 슛이 승부를 뒤집었다. 이탈리아는 리카르도 몬톨리보(피오렌티나)의 실축으로 흔들렸지만 피를로의 파넨카킥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잉글랜드는 애슐리 영(맨체스터 시티), 애슐리 콜(첼시)가 연이어 실축하며 무릎을 꿇었다. 피를로의 강심장이 승부를 바꾼 셈이다.
피를로는 경기 후 "골키퍼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기다렸다가 찼다. 이런 무대에서는 칩슛이 더 쉽다"면서 "잉글랜드를 압박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결국 영이 실축했다"고 여유를 보였다.
패장이 된 잉글랜드 로이 호지슨 감독조차 피를로의 강심장에 할 말을 잃었다. 호지슨 감독은 "페널티킥을 연습했다고 하지만 피곤하고, 압박감이 가득한 상황에서는 연습 만큼 찰 수 없다"면서 "이탈리아는 그 압박감을 이겨냈다. 피를로의 킥이 그 예다. 그 킥은 연습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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