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맨'(독재자·철권통치자)으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번에는 자신의 부정축재 의혹을 놓고 반부패기구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2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주말 한 행사에서 자신에 대한 옴부즈맨 사무소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옴부즈맨 사무소는 정부 관리들의 독직과 부패를 조사하고 민·형사상 행정 소추를 담당하는 독립적인 기구다.
이 기구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과거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 시장으로 재직할 때 은행 계좌에 24억 페소(약 541억 원)를 숨겨놓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최근 조사에 착수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옴부즈맨 사무소가 위조된 서류들을 갖고 조사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이 조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또 "평생 내 예금액은 4천만 페소(약 9억 원)를 넘지 않을 것"이라며 "적당한 때에 그 명세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옴부즈맨 사무소가 경찰, 지방관료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독직 사건을 눈감아줬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 기구를 조사할 위원회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옴부즈맨으로 불리는 반부패기구 최고 책임자인 콘치타 카르피오 모랄레스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위협에 겁먹지 않을 것이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다.
모랄레스는 "헌법상 위임받은 임무에 따라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며 두테르테 대통령의 반발을 일축했다.
필리핀변호사협회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법조인 출신임을 거론하며 옴부즈맨 사무소의 독립성을 존중하라고 요구했다.
야권의 에드셀 라그만 하원의원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옴부즈맨 사무소를 조사하겠다는 것은 대통령 재산 조사에 대한 보복이라고 비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옴부즈맨 사무소에 앞서 국가인권위원회와 대립했다.
그는 지난 7월 자신의 '마약과의 유혈전쟁'과 관련, 인권 침해를 조사하는 인권위원회의 폐지를 경고했다. 지난달 하원에서는 여당이 내년도 인권위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가 국내외 인권단체의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되살리는 일이 있었다.외신
출처: 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