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도 올 성장률 3.5→3.0%로 대폭 내려
중국의 분기별 경제성장률이 3년 만에 8% 아래로 떨어져 세계 경제의 안전판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3일 "2분기 경제성장률이 작년 대비 7.6%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그동안 목표로 내걸었던 '바오바(保八·연 8%대 경제성장률을 유지한다는 뜻)'가 깨진 것이다. 8%가 깨진 것은 2009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중국 경제는 2008년 3분기까지 10% 안팎을 넘나드는 고도성장을 하다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2008년 4분기부터 2009년 2분기까지 8%에 못 미치는 약세를 보였고, 이후 다시 8% 이상 성장해왔다.
이번 성장률 하락은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신흥시장의 실물 경제에 본격적인 충격을 주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다. 또 중국의 고성장에 힘입어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을 극복했던 2008~2009년과 달리 이번엔 중국마저 지갑을 닫아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
중국은 한국은 물론, 일본·호주·브라질·칠레의 최대 교역 대상국이다. 모간스탠리의 신흥시장 펀드 운용 책임자인 루치르 샤르마는 "중국의 성장 둔화는 신흥시장이 고성장하는 시대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에 전체 수출의 4분의 1 정도를 의지하는 한국에도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날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3.0%로 크게 떨어뜨렸다. 이는 기존 정부 성장률 전망치 3.3%나, 3.1~3.2%가 대부분인 민간연구기관의 전망치보다도 낮은 것이다.
한은은 올해 민간소비 증가가 2.2% 늘어나는 데 그치고, 그간 성장의 원동력이던 수출도 4.4%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유럽 지역 재정위기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 등 경제에 하방 위험이 커진 점을 감안해 성장률 전망을 낮췄다"고 말했다. 한은은 전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데 이어 우리 경제에 험로가 예상된다는 경고음을 연이틀 낸 것이다.
김동구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3% 성장이라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 모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