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설대로 경기가 나쁠수록 여성의 치마 길이는 짧아지는 걸까.’
불경기와 무더위로 불쾌지수가 높아진 가운데 ‘초미니 패션 열풍’이 불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6월29일부터 7월25일까지 여성 캐주얼 의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초미니 스커트·팬츠·점프슈트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다. 패션시장이 불경기로 인한 타격을 크게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초미니 패션의 높은 판매신장률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한뼘 길이의 초미니 스커트가 유행을 타기 시작한 데 이어 올해는 그보다 더 짧은 쇼트팬츠나 점프슈트 등을 찾는 여성이 늘고 있다는 것. 특히 팔이 없는 민소매에 상·하의가 한벌로 붙어 있는 데다 하의 길이가 25㎝ 안팎에 불과해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는 점프슈트 매출신장률은 무려 38%에 달하면서 ‘하의실종’이라는 신조어마저 유행하고 있다. 경제위기가 가시화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긴 치마가 유행했으나 하반기 이후 갈수록 치마 길이가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 백화점 측 분석이다.
불황기엔 옷감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미니스커트가 유행하고, 호황기엔 긴 치마가 유행한다는 ‘불황=미니스커트’ 이론이 있지만, 이는 말 그대로 속설일 뿐 역사적으로 보면 ‘호황기=미니스커트’ 이론이 더 설득력이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호황기에 여성들이 더 화려하게 자신을 치장하고 자신을 더 드러내고 싶어하기 때문에 미니스커트로 튀려 한다는 주장이다.
한상린(경영학) 한양대 교수는 “소비자들은 불황이라고 무조건 값싼 제품을 찾지는 않는다”면서 “불황일 때 여성들의 치마 길이가 짧아지는 것은 주변 여건이 어려워지면 침체된 기분을 전환하고자 하는 소비심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