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유병민]
이른바 'L(이범호)-C(최희섭)-K(김상현) 포'로 불리는 KIA 중심 타선이 사살상 해체됐다.
선동열(49) KIA 감독은 11일 광주 롯데전을 앞두고 "부상을 당한 김상현의 오른 무릎 연골이 찢어진 것 같다"며 "1군에 복귀해서 몇 경기 뛰지도 못했는데 또다시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런 상황이면 사실상 올 시즌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13일에 서울로 가서 정밀진단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 감독은 이어 "김상현은 몸이 유연하지 않고, 딱딱한 스타일이다. 그래서 부상에 자주 노출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선 감독은 올 시즌 이범호와 최희섭, 김상현으로 이어지는 'L-C-K포'를 중심 타선으로 구상했다. 그러나 제대로 가동된 적은 거의 없다. 세 선수 모두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김상현은 개막전에서 손바닥 통증을 호소했고, 왼손골절로 유구골 골편 제거술을 받았다. 3개월의 재활을 거쳐 다시 복귀했지만 이번에는 오른 무릎 연골에 이상이 발견됐다. 이범호는 지난 달 9일 왼 햄스트링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병원에서는 뛰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본인 스스로 경기하는데 부담을 느낀다고 밝혀 전력에서 제외됐다. 그나마 1군 엔트리에 남아있는 최희섭은 지난 주 치루와 요로 결석으로 병원을 다녀왔다.
선 감독은 김상현과 최희섭을 향해 꾸준함이 없다고 일침을 놨다. 그는 "김상현과 최희섭은 2009년 우승 당시에만 반짝 활약했을뿐 이후에는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면서 "스타급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꾸준히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야수라면 적어도 타율 0.270~0.280 정도를 유지하면서 몇 시즌은 뛰어야 하지 않겠나. 고작 한시즌 한 것 가지고 안이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일갈했다.
비록 'L-C-K 포'는 해체됐지만 KIA는 최근 박기남과 김원섭 등이 제 몫을 해주며 타선을 이끌고 있다. 선 감독은 "박기남과 김원섭에게는 절실함이 묻어난다"며 "시즌 초반에는 중심 타자들의 부상에 '어떻게 해야하나'하고 걱정했지만, 대체 자원들이 잘해줘서 요즘은 큰 걱정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항상 강조하지만 방망이는 믿을 것이 못된다. 그렇기 때문에 마운드 안정에 더욱 신경을 쓰겠다"고 덧붙였다.
광주=유병민 기자 yuball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