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김준옥 기자]
북한 김정은 제1비서의 '파격' 행보가 잇따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6일 북한 모란봉 악단 공연에 미키마우스 등 '원쑤'의 상징인 미국 만화영화 캐릭터를 등장시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달 25일에는 부인 리설주를 전격 공개했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스위스에서 유학해 서구문화에 익숙한 동생 김여정의 작품일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최고존엄'의 자리에 있는 김정은의 성향과 기질이 무시된 채 이 같은 파격적인 행보는 계속될 수 없다는 것이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김정은의 군 부대 방문 또한 파격의 연속이다.
지난 3월 초 판문점을 깜짝 방문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7일에는 북한 서남전선 최남단에 위치한 장재도와 무도 방어대를 전격 시찰했다. 조선중앙통신과 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18일 "이른 아침 식사도 번지신 최고사령관께서 목선을 타고 풍랑을 헤치며 기별도 없이 17일 이곳 방어대에 도착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김 제1비서는 이곳에 근무하는 인민군들을 격려하면서 '영웅' 칭호도 수여했다.
무도와 장재도는 연평도 서북쪽, 북한의 개머리해안 남쪽 해상에 있는 작은 섬들로, 특히 무도보다도 6km 남쪽에 위치한 장재도는 연평도와도 불과 9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최고존엄'이 최전선 격전지에 '대담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파격을 또 다시 연출한 것이다.
정부 당국자들과 북한 전문가들은 대체로 "오는 20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앞두고 대남 강경 메시지를 전달하고, 남쪽과의 군사적 충돌에서 이겼다고 선전할 수 있는 상징적 부대를 전격 방문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리영호 숙청 이후 어수선한 북한 군부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한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최고존엄'의 최전방 '위험지역' 방문은 젊은 나이로 인해 빚어질 수 있는 북한 내 불안감과 불만을 일거에 불식시키는 효과 또한 작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 의도가 어디에 있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 같은 '파격'과 '대담함'이 북한 내부 체제 공고화뿐만 아니라 향후 남북관계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젊은 3대 세습 존엄'의 '파격'과 '대담' 코드에 대한 보다 냉철한 판단과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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