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규모의 경제'로 한국과 격차 벌려
한국과 중국은 24일로 한중수교 공동성명 발표 20주년을 맞는다. 사진은 지난 1992년 8월2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이상옥 외무장관과 첸치천(錢其琛) 중국 외교부장이 `한중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악수하는 모습.
(흑룡강신문=하얼빈) 한중수교 20주년을 맞은 한국과 중국의 경제력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수교 당시 한중 경제규모는 한국이 앞서거나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한국이 완만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데 비해 중국은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코트라(KOTRA) 중국사업단의 한중 수교 20년 경제부문 분석자료에 따르면 수교 당시인 1992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3천299억달러로 세계 14위, 중국은 4천227억달러로 10위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한국은 15위로 밀린 반면 중국은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한국 GDP는 1조1천162억달러, 중국은 7조2천891억달러였다.
중국의 GDP 규모는 1992년 한국의 1.3배였으나 1990년대 중반부터 급성장하면서 지난해는 6.5배로 격차를 벌렸다. 중국이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가속 페달을 밟은 결과다.
1인당 GDP 규모는 13억명이 넘는 중국의 인구 특성상 한국이 여전히 앞서고 있는 가운데 격차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1992년 중국의 1인당 GDP는 363달러로 한국(7천555달러)의 4.8%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5천432달러로 불어 한국(2만2천422달러)의 24.2% 수준까지 따라붙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월 10일 베이징(北京) 조어대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악수하는 모습.
이 기간 한국의 1인당 GDP 세계 순위는 46위에서 34위로, 중국은 156위에서 84위로 각각 뛰었다.
수출액은 1991년까지 한국이 중국을 앞섰으나 수교하던 해인 1992년 중국이 역전한 뒤 한국을 크게 따돌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수출액은 1조9천15억달러로 사상 처음 세계 1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5천625억달러로 7위를 기록했다.
해외 직접투자액은 2000년대 중반까지 양국이 비슷했으나 2005년부터 중국이 한국을 앞지르기 시작한 뒤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해외 직접투자액은 651억달러인데 비해 한국은 256억달러였다.
지난해까지 누계 기준 총액은 중국이 3천823억달러로 1천966억달러에 그친 한국보다 2배가량 많았다.
한국 경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 간 경제성장률 상관계수는 수교 이전 마이너스에서 지난해 0.8로 높아졌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밀접한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특히 한국의 대중 수출은 중국의 수출이나 수입 증가율에 따라 큰 영향을 받아왔으며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에는 상관계수가 0.9를 넘어서기도 했다.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 한국 경제도 성장한다는 의미로 풀이되지만 수출에 있어서는 그만큼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수출액 가운데 중국 비중이 24.2%에 달했다.
코트라는 중국경제의 지속적인 팽창 속에서 한중 경제관계가 앞으로는 더욱 극적인 전환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국 간 새로운 연결고리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동반 성장'과 `격차 확대'의 기로에 설 수 있다는 것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