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49)가 올해 2학기에 학부 의예과와 대학원 의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5과목(총 15학점)의 수업 강행군에 들어간다. 서울대의 이번 2학기 종강일이 제18대 대통령선거 부재자투표소 투표 종료일인 12월 14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 교수에게 대선 후보 부인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31일 서울대에 따르면, 김미경 교수의 강의는 지난 1학기 4과목에 이어 이번 2학기에는 5과목이 개설됐다. 남편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뜨거운 관심에도 불구하고 학교 수업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대 의학 박사이자 미국 워싱턴주립대 법학 박사인 김 교수는 지난 1학기 법과 의학을 접목한 융합 강의인 `연구 윤리`로 88명의 석·박사 과정 학생뿐 아니라 동료 교수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특히 김 교수는 학부 의예과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을 두 학기 연속으로 맡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대 의대 고위 관계자는 “의대 신입생들의 관점을 넓힐 수 있는 교수를 찾다보니 김미경 교수가 제격이었다”며 “의대 측이 적극적으로 제안했고 김 교수도 흔쾌히 수락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교수는 학생 지도에 열의와 관심이 대단하다”며 "김 교수의 강의는 의대 전체로 봐도 가장 많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가 진행하는 의예과 신입생 대상 전공선택 과목인 ‘바이오창업자들을 위한 마인드세팅과 법 개론’에는 64명의 신입생들이 몰려들었다. 22~25명이 수강신청한 의예과 학생 대상 다른 과목들의 두세 배에 달하는 인기다. 의학과 대학원생 대상 ‘바이오메디칼 특허의 출원 및 권리행사’도 지난 학기 37명에 이어 이번 학기 41명이 수강하는 등 수강신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안 원장측은 이날 "안 원장이 지난달 30일 충남 홍성군 홍동면 문당마을에 방문해 마을 주민들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안 원장은 “농업을 경제적인 관점으로만 보는 것이 문제라는 여러분들의 생각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식량 안보 측면에서 식량자급률이 떨어지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같은날 오후에는 서울대 융대원에서 인천 용현여자중학교 학생들과도 만남을 가졌다. 용현여중 동아리 ‘창의 오딧세이‘ 소속 학생 6명이 자필로 안 원장에 편지를 보내 만남이 성사됐다.
이날 김효석 민주통합당 전 의원은 안 원장의 대선 출마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안 원장) 본인이 여러가지 고심을 해왔지만 그렇게 너무 오래끌 수 없는 문제 아닌가"라며 "이제는 입장을 결정해야 할 임계시점에 와 있지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출마선언을) 하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정석우 기자 / 이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