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영웅' 박태환(23·SK텔레콤)이 2일 SBS 주말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서 남다른 달리기 실력을 선보였다.
박태환은 이날 방송에서 유재석 이광수를 순식간에 따라붙는 '폭풍 스퍼트'를 보여줬다. 육상선수 못잖은 달리기 실력에 유재석 이광수는 결국 박태환에게 잡히고 말았다. "한번만 봐 달라"는 통사정에 풀어주긴 했지만 프로그램의 미션인 상대의 이름표를 떼기 직전까지 이른, 놀라운 스퍼트였다. 출연진이 일제히 "왜 이렇게 빨라?"라며 깜짝 놀랄 정도였다. 전력질주한 이후에 그다지 숨도 차지 않는 모습으로 강철 체력을 뽐냈다.
'마린보이' 박태환은 육상대표로 활약했던 이색적인 과거가 있다. 수영선수로는 드물게 달리기도 잘하는 이유다. 지난해 8월 대구육상선수권 홍보대사로 위촉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초등학교 때 육상 800m에서 강남구 대표로 선발돼 서울시 소년체전까지 나간 적이 있다. 수영하느라 계속 출전을 하진 못했다"는 사실을 깜짝 공개했었다. "수영과 육상은 근육이 달라서 수영선수는 대체로 달리기를 잘 못한다고들 하는데 나는… 좀 잘하는 편…"이라고 농담하며 쑥스러운듯 싱긋 웃었다. 지난해 2월 '무릎팍도사'에 출연했을 때도 "초등학교 6학년 때 반대표로 운동장 8바퀴를 도는데 다른 아이들과 서너바퀴 차이가 났다. 강남구 대회 800m에서 1등을 했고 서울시 대회에서 2등을 했다"는 화려한 과거(?)를 소개한 바 있다.
박태환은 100m를 12~13초대에 주파한다. "수영선수가 안됐으면 육상선수나 다른 스포츠선수가 됐을 것"이라고 할 만큼 일찍이 육상에도 자질을 보인 바 있다. 호주 브리즈번 훈련캠프에서 3년간 동고동락했던 SK스포츠단 전담팀 역시 "태환이는 달리기를 진짜 잘한다. 호주에서 가끔 재미삼아 달리기 시합을 할 때면, 진짜 빠르다. 지칠 줄을 모른다"고 귀띔했었다.
전력질주하고도 여유가 넘친 이유는 런던올림픽을 목표로 하루도 빼놓지 않았던 혹독한 웨이트트레이닝과 지구력 훈련 덕분이다. 그 결과 올해 초 전체적인 체력은 상하이세계선수권 때보다 10% 이상 좋아졌다. 폐활량은 7200cc를 넘어섰다. 근력, 지구력, 폐활량이 베이징올림픽 때보다 7% 이상 향상됐다.
박태환은 오랜만에 출연한 예능프로그램에서 특유의 센스만점 예능 감각과 함께 지고는 못사는 승부욕, 못말리는 '철인'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못하는 게 없는 '만능 마린보이'의 활약에 팬들이 뜨겁게 환호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