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부터 가수 싸이의 ‘싸이 흠뻑쇼’가 개막했다. 첫 공연인 서울 콘서트는 사흘간 진행했으며 관갱 10만명을 동원했다. 싸이는 “흠뻑쇼가 마스크 없이 진행된 것은 4년여 만에 처음”이라며 콘서트 개최의 기쁨을 전했다.
흠뻑쇼는 이름처럼 관객이 야외에서 물을 맞으며 ‘흠뻑’ 젖은 채 즐기는 콘서트다. 때문에 주최 측은 관객에게 우비와 비닐 백팩을 제공한다. 콘서트 사전 안내문에는 아래의 내용이 적혀있다.
“광객(광(狂)+관객)분들이 흠뻑쇼를 온전히 흠뻑 광란하실 수 있도록 매년 우비와 비닐 백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쓸모와 쓰임새에 맞게 사용하시면 됩니다만, 비닐 백팩에 우비를 고이 넣어 놨다가 주로 공연 후 귀가 시에 보온용으로 입는다는 게 학계의 정설입니다.”
대부분 관객은 애초에 ‘흠뻑’ 젖을 목적으로 콘서트를 방문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비는 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보온용으로 사용되는 것이 합리적이다. 배부해준 사전 안내문구 또한 보온용으로 우비를 쓰길 유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이 우비를 잘못 사용한 관객의 지하철 이용 모습이 사회적 논란을 빚었다.
흠뻑쇼 민폐 관객 논란
이미지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하철 내부가 물에 ‘흠뻑’ 젖은 모습이 찍혀 올라왔다. 글쓴이는 흠뻑쇼를 관람한 관객이 2호선을 물바다로 만들어 놨다며, 젖은 우비를 입고 자리에 앉으면 어쩌라는 것이냐며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다.
문제는 이런 ‘민폐 관객’이 한명만 있던 게 아니었다는 점이다. 30일부터 2일까지 진행된 서울 흠뻑쇼 기간 동안 온라인에서는 ‘흠뻑쇼 관객이 젖은 우비를 입은 채 노약자석에 앉았다’, ‘지하철 내 모두가 다 젖은 파란색 우비를 입고 있다’ 등 목격담이 지속적으로 올라왔다.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물기에 젖은 채로 지하철에 탑승하는 행위 자체로 처벌받지는 않지만 젖은 바닥에 누군가 미끄러져 넘어질 위험이 있는 만큼 사고 사전 예방을 위해 물기는 미리 닦고 타는 시민 의식을 발휘해 달라”라고 주의했다. 그러한 사고로 타인이 피해나 손해를 입으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짚기도 했다.
사고 대처에는 뛰어났지만... 관객의 시민의식 결여도 문제
흠뻑쇼 '지하철 민폐관객' 사건 뿐만 아니라 이번 서울공연 기간동안 탈진 및 부상 사고 환자의 발생이 5번 이상 이어진 일도 발생했다. 하지만 탈진 및 부상 사고 환자가 발생하자마자 주위 관객들은 빠르게 대처했고, 싸이 역시 공연을 중단하고 조치를 취해주는 등의 모습을 보여 긍정적인 화제를 낳았다.
관객들은 공연 중 환자가 발생하면 주변 관객들이 손을 들어 위기 상황임을 표시하고 지원을 요청했고, 싸이는 관객들의 싸인을 확인 후 공연을 중단해 가면서 응급환자 발생 구역을 빠르게 알렸다. 환자는 스탠딩석 양쪽으로 준비된 의무실과 응급 차량으로 인계됐다.
이처럼 환자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으로 이번 콘서트가 대중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었기 때문에 더욱이 ‘민폐’ 이슈가 아쉽게 느껴진다는 팬들도 많다. 사고 대처뿐 아니라 콘서트 이후 관객의 민폐 행동 예방에도 보다 신경을 쓸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물론 이번 일의 배경에는 관객들의 시민의식 부족이 전제되어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 부분이 이번 일을 더욱 안타깝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