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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문학 수필의 매력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23.09.26일 09:10
미래문학 수필의 매력

(단동) 최철

수필창작을 활성화하고 작품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취지로 료녕성조선족문학회 수필분과는 지난 일년간 달마다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고 수필창작교류활동을 진행해왔는데 국내외 문학지에 수필 28편을 발표하는 성과를 이룩하였다.

수필 “호수가 비경”(심용숙, 료녕조선문보)은 호수가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을 본 이야기로부터 시작해서 옛날 그물로 고기잡이를 즐기였던 아버지의 이야기, 고모부가 고기를 잡아팔아 살림에 보탬이 된 이야기를 다룬 글이다. 결말은 글 쓴 의도를 드러내는 진술, 살아가면서 “고상하고 우아한 취미를 가져야 한다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일상의 가장 평범한 흥취, 심지어 보잘 것 없는 취미라 하더라도 생활에 활력소가 되는” “적성에 맞는 자신만의 취미나 취향으로 보다 윤기나고 보다 보람차고 보다 가치있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는 삶의 태도를 피력하면서 본문을 요약하고 주제를 제시하며 여운을 남기였다.

수필 “나막신의 딸그락 딸그락 소리”(김정식, 료녕조선문보)는 온천관광지를 다녀온 체험을 담고 있다. 서두에서 “일본의 온천을 몇군데 다니면서 인상에 깊었던 것은” 있었지만 이번 려행은 “특이한 체험을 하게 되여 잊을 수가 없었다”라고 문제를 던진다. 그 체험이 도대체 무엇인지 호기심을 유발하는데 충분했다.

수필의 본문은 15개의 문단(자연단)으로 이루어졌다. 첫 세 문단은 관광지의 지리적 위치, 온천유람지의 자연풍경과 인상적인 인문풍경을 소개했다. 이어서 12개의 문단으로 나누어 호텔의 정갈한 환경, 흠잡을 데 없는 써비스, 딸그락 소리나는 나막신을 신고 실내복같은 기노복차림으로 호텔에서 식사서비를 받은 후 밖으로 나와 부부가 온천마을을 둘러본 것, 대중 로천온천탕에 들어갔으나 실망하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다시 온천물에 몸을 담그며 생각에 잠긴 이야기를 썼다. 글의 표현이 감각적이고 묘사가 세부적이였다.

결말에서 작자는 “가진 것에 만족할 줄 모르는 인간들의 심태가 저 가로등 불빛에 어슴프레 드러나 보이는 듯 했다. 온천관광치고는 무척 잠을 설친 밤이였다”고 하면서 글의 주제를 암시한다.

이 수필은 온천관광지를 다녀온 후 쓴 기행수필이다. 글의 내용이 이국의 온천관광체험이여서 신선하게 안겨왔고 글을 읽는 동안 주제곡처럼 나막신의 딸그락 딸그락 소리가 들리는 듯 눈길 끄는 수필이였다. 시적인 제목이 여백이 있고 여운이 있고 주제를 암시하는 결말과 조응을 이루었다.

수필 “비상시의 무가내”(장문철, 료녕조선문보)는 코라나사태로 3년간 전 국민이 겪었던 애로 속에서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다. 마스크착용의 작용으로부터 시작하여 그 불편함, 자신이 겪었던 몇가지 사연들을 이야기 하면서 “비상시의 무가내”를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이 수필은 코로나로 도시 전체가 정지버튼이 눌리여 두번이나 몇 개월 동안 집안 실내에서 좁은 아파트단지 안에서 일상을 보내며 매일 핵산검사를 하고 생활필수품 구입에 신경을 써야 했던 “무가내” 나날을 떠올리게 되는 글이다.

수필같은 소설이 있고 소설같은 수필이 있다. 소설과 수필이 다른 것이라면 소설은 허구지만 수필은 인물이 진실하고 환경이 진실하며 이야기가 진실하다. 김금순의 수필 “엄마의 매력”(료녕조선문보)은 진실한 인물을 소설처럼 부각한 수필이다. 이 글은 어머니를 중심으로 4개의 대화묘사와 4가지 이야기를 통하여 “어머니의 매력”을 생동하게 펼쳐보이면서 글의 주제를 잘 들어낸 짧은 수필이다.

수필은 필가는대로 쓰는 글이라지만 이 수필은 필가는대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늘어놓은 글이 아니라 주제를 뒤받침하는 소재들을 선택하여 짧은 글 속에 주제를 잘 드러낸 수필이다. 화려한 글은 아니지만 소박한 언어표현으로 공감을 주고 있다.

수필 “따스한 날” (황해영, 중앙인민방송국)은 작자가 어린 손녀를 유모차에 태워 아파트정원에 나왔다가 뜻밖에 코피가 터졌는데 지혈이 안되고 전화까지 가지고 나오지 않아 헤매게 되였고 고마운 젊은이들의 도움으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게 된 이야기를 쓴 짧은 글이다. 사건 전후의 상황묘사와 서술, 얼마전 고속렬차에서 목격한 사연 등 내용을 다루었는데 상세한 서술과 간략한 서술이 잘 이루어졌고 문단의 배렬이나 련결이 자연스럽다. 수필은 원래 정의문학이다. 이 수필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 따사로운 정이 배여있다. 수필의 제목이 간결하면서도 짧지만 글의 주제를 암시한다.

수필 “키 콤플랙스”(김춘련, 료녕조선문보) 는 재미있고, 쉽고, 진솔하여 감동적인 글이다. 이 글은 학생과의 대화묘사로 자연스럽게 문제를 끌어내면서 서두를 뗀다. 이어서 키 때문에 진학에 영향을 미친 사연, 결혼대상 선택에서 재미있는 이야기, 자식을 키우면서 키에 신경을 쓴 이야기, 모임에 나갈 때 키 커보이려고 애쓴 이야기, 키가 작아서 학생들에게 무시당할가봐 인정받는 교사로 되기 위하여 독서로 지적인 키, 내면의 키를 꾸준히 키워온 이야기 등 다섯까지 짧은 사연의 글감을 다루었다. 결말에서 작자는 키 콤플렉스 때문에 또 다른 나로, 결코 작지 않은 나로 되였기에 키 작음이 도리여 감사하다고 한다.

이 수필은 솔직한 이야기에 감동이 있고 글이 짧고 흐름에 군더기가 없어 깔끔하다. 이 수필을 읽으면 머리를 끄덕이게 되고 공감의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글이다.

수필 “황토고원은 황토색이 아니더라” (문운룡, 장백산)는 제목에서부터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글의 내용을 함시하여 주제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작자는 황토고원의 거칠고 원시적이고 꾸밈없는 본연의 모습이 그리워 황토고원을 찾았지만 기억 속의 이미지와는 다른 풍경을 만나게 되였다. 이 수필은 작자가 황토고원을 려행하면서 그 현장 속에서 보고 느낀 바를 구수하고 재미있게 적절한 유머와 위트를 곁들어 글을 엮었다.

작자가 황토고원의 황제릉, 호구폭포, 의천, 연안 등 4곳을 유람하고 쓴 체험은 묘사가 구체적이고 서술이 론리가 있으며 작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생각이 또렷이 안겨온다. 글을 읽다보면 작자와 황토고원을 함께 유람하는 듯 관광지의 풍경이 눈앞에 선히 다가 온다. 글의 표현이 정확하고 명료하며 문학성이 다분히 풍기는 기행수필이다. 작자의 필력이 돋보이는 한편의 가작이다.

수필 “고랑서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룡나무”(서정순, 장백산)는 제목에서 제시하듯 작자가 고랑서를 관광하면서 만난 력사적인 인물을 실마리로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쓴 기행수필이다.

제목은 글의 “눈”과도 같다고 한다. 수필의 제목은 글의 내용을 함축하거나 혹은 흥미를 끌어내는 문장, 혹은 글의 의도를 간명하게 드러내는 문구로 글을 돋보이게 하는데 이 수필의 제목도 글의 내용을 제시하며 흥미를 유발한다. 제목만 보아도 독자들은 작자는 려행하면서 어떤 사람을 만났을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기행수필은 관광지의 문물에 대한 복사나 가벼운 감탄이 아니다. 이 수필은 관광지에 대한 설명은 될수록 피하고 많은 필묵을 작자가 유람하면서 느낀 바에 할애했다. 그런가 하면 글쓴이가 려행하면서 문물과의 만남에서 생성된 여러 생각들은 지극히 개성적이고 깊이가 있으며 여운을 주고 있다. 고랑서를 려행하면서 일상을 탈출한 체험과 더불어 개성적인 생각을 독자와 공유한 이 수필은 품위가 있고 여운이 있고, 간접적이면서도 심오하고 은근한 문장으로 문학성과 사상성을 두루 갖춘 한편의 좋은 수필에 손색이 없다.

이상 여덟편의 수필은 생활체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 5편이고 려행체험을 쓴 기행수필이 3편이다. 어떤 글도 완벽한 글은 없다. 여덟편의 수필도 흠집 하나 없는 완벽한 글은 아니며 아쉬움이 더러 보인다.

소설이 허구라면 수필은 “나”의 체험을 바탕으로 하는 “느낀바”를 진실하게 표현하여 독자를 사로잡는 문학이다. 수필이라면 작자의 체험과 더불어 작자의 개성적인 발견, 고뇌, 해석을 독자들에게 던져주어 공감하고 감명을 받게 해야 한다. 수필창작에서 체험과 사실만을 성실하게 전달하는데만 그치거나 기행수필에서 관광지의 문물을 문자로 복사하기만 하면 신변잡사의 기록으로, 생활수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수필은 남다른 느낌이 담겨야 품격높은 문학수필이 될 수 있으며 수필을 읽은 독자가 머리를 끄덕이거나 공감의 미소를 지을 수 있다. 수필의 가치는 작자가 생활체험을 통하여 얻은 생각이나 깨달음이다. 여덟편의 수필중 어떤 수필은 개성적인 발견이 없고 누구나 다 가질 수 있는 느낌이거나 력사적인 감상에 머물렀기에 깊이가 없고 무게가 없고 매력이 없다.

수필은 문학작품이다. 문학성은 좋은 수필이 될 수 있는 전제조건이다. 문학성이 결여 된 따분한 수필은 향기없는 꽃이다. 문학성이 있는 글은 표현이 정확하고 명료하며 쉽고 간결하며 그윽한 필치로 감성과 리성이 조화를 이루며 개성과 정감과 리듬이 어우러진 언어예술이다. 문학적인 글은 묘사가 있고 비유가 있으며 추상적인 언어보다는 직관적인 언어로 향기를 풍긴다. 문학적인 글은 빛갈이 있고 소리가 들리며 냄새가 풍기고 촉감이 느껴져야 미감이 있다.

현대는 속도시대, 지식의 폭발시대, 복합매체시대이다. 시대의 발전과 더불어 사람들의 생활방식도 나날이 변화발전하고 있다. 독서습관도 변화하고 있다. 현대사회는 빠르고 쉽고 짧고 감성적인 것이 매력이다. 그래서 수필도 짧아야 한다. 있어도 되고 없어도 그만인 과정이나 설명적인 내용, 력사적인 지식의 복사와 중복은 아까워도 버리고 삭제해야 한다. 지금은 사람들이 볼거리가 수없이 많다. 아무리 좋은 수필이라도 장황하게 길고 지루하면 읽는 독자가 없다. 독자가 없는 글은 죽은 글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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