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나남뉴스
방송인 왕종근이 70세 나이에 치매를 앓는 장모와 함께 살 줄 몰랐다며 고충을 토로한다.
오는 27일 방송하는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는 데뷔 47년 차 베테랑 아나운서 왕종근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선공개된 영상에서 왕종근은 2년째 치매를 앓고 있는 장모님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며 "아내가 어느날 갑자기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왕종근의 아내 김미숙은 "당신 내일부터 장모님 모시고 살아야 할 것 같다"라고 말하며 남편과 충분한 상의도 없이 처가에서 장모님을 모셔 왔다고 전했다. 친정엄마가 치매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김미숙은 서둘러 합가를 시작한 것이다.
사진=MBN '속풀이쇼 동치미'
왕종근은 "우리 장모님은 뭐 하나에 꽂히면 무조건 해야 한다. 언제 한번은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더라. 우리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몰래 밖으로 나가 대로변 한가운데 서서 택시를 잡기도 했다"라며 힘든 일상을 털어놨다.
이어 "내가 서둘러 장모님을 붙잡았더니 '사위가 장모를 팬다'라고 소리를 지르더라"라며 "아직 사람은 알아보시는데 행여나 자기한테 해코지할까 봐 무서워한다"라고 고백했다.
심지어 그는 장모에게 도둑으로 몰린 적도 있다고 하며 "치매에 걸리면 돈에 집착하게 되는 것 같더라. 지갑에서 돈을 꺼내 한 10번 세고 다시 주머니에 넣는다. 주머니에 돈을 옮겼으니 지갑에는 돈이 없지 않냐. 그러면 아내와 나한테 돈을 훔쳐 갔냐고 몇 번이나 묻는다. 이 말만 100번은 넘게 들었다"라고 고충을 전했다.
결국 아내와 헤어짐까지 생각...
김미숙은 "요양병원 절대 못 보내"
사진=MBN '속풀이쇼 동치미'
그러면서 "한번은 진짜 너무 힘들어서 '장모님 저 힘들다. 이혼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너무 힘드니까 솔직하게 말했다. 그랬더니 장모님이 헤어지라고 하시더라"라며 실소를 터뜨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왕종근은 지난해 TV조선 '퍼펙트라이프'에 출연했을 때도 치매 장모님과의 생활을 힘들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는 "효도로 시작해서 불효로 끝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쉽지 않다"라며 "요양원에 가시면 거기 친구도 많고 시설도 잘 돼있지 않냐"라고 아내 김미숙에서 요양병원을 권했다.
그러나 김미숙은 "내가 아팠으면 엄마가 나를 다른 데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며 "내가 화를 내도 엄마는 나를 키웠을 것이다"라고 반대 의견을 표했다.
이에 왕종근은 "어차피 가실 거면 요양병원에 가는 게 맞다. 하지만 아내는 절대 싫다고 한다. 엄마가 싫다는 한 못 보낸다고 하는데 이 사람이 결심하지 못하니까 저희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라며 "내 인생 큐시트에 없었던 일이다. 내 나이 70세에 이렇게 살아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 때가 많다"라고 솔직한 속내를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