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홀딩스·극동건설 자금난 못견뎌…코웨이 매각도 중단
웅진그룹의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가 그룹의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웅진홀딩스 자회사인 극동건설도 지난 25일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서 돌아온 150억원 규모의 만기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내고 이날 함께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웅진코웨이의 최대주주인 홀딩스가 이날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웅진코웨이 매각도 중단됐다. 이에 대해 웅진그룹 측은 28개 관계회사를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끝까지 수천억 원의 채무 부담을 안고서라도 극동건설을 지킬 경우 그룹 전체가 쓰러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이 때문에 지금이라도 극동건설에 대한 그룹의 부담을 털고 그룹의 새 사업구도를 짜기 위해 법정관리 신청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웅진홀딩스는 극동건설로 인한 채권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법정관리 신청을 하게 됐다"면서 "우량 자산의 지속적인 매각 추진과 철저한 비용 절감을 통해 기업 회생에 전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웅진그룹 측은 알짜 계열사로 통하는 웅진코웨이와 씽크빅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법으로 부활을 노릴 방침이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이날 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을 웅진그룹 해체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웨이 매각으로 그룹의 위기를 넘기려 했지만 주력 사업 부진이 계속된 데다 채권단의 상환 압박까지 겹치면서 그룹 위기는 더욱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홀딩스까지 법정관리를 냈다는 것은 그룹 해체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부인인 김향숙 씨가 법정관리 신청 직전에 웅진씽크빅 보유주식 전량을 처분해 `모럴 해저드` 논란이 일고 있다. 김씨는 전날까지 이틀간 보유하고 있던 웅직씽크빅 주식 4만4781주를 매각해 4억원을 현금화했다. 26일 법정관리 신청설로 웅진씽크빅의 주가는 13.39% 급락했다.
채권단은 `고의 부도`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웅진그룹이 일부 채무를 25일 조기 상환한 것을 보면 극동건설 CP 150억원을 상환할 능력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다"며 "경영권을 살리기 위해 일부러 법정관리를 신청한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MK뉴스 [홍종성 기자 / 박용범 기자 / 손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