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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전격 매각… 승자의 저주?

[기타] | 발행시간: 2012.02.07일 02:42

윤석금 회장

정수기·비데 등 부동의 1위

매출 1.7조 그룹 '캐시카우'

극동건설 인수 결정적 패착

차입 M&A의 덫에 걸려

웅진그룹이 방문판매의 신화를 연출했던 핵심계열사 웅진코웨이를 전격 매각한다. 회사측은 태양광 에너지 등 신성장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선 차입금으로 무리하게 인수합병(M&A)에 나선 것이 화근이 됐다고 보고 있다. 또 한번의 '승자의 저주'가 내린 셈이다.

웅진그룹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는 6일 웅진코웨이를 외부에 매각해 이 자금으로 태양광에너지 등 미래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매각 방식은 웅진코웨이 자회사인 웅진케미칼과 화장품 사업을 제외한 일괄 공개매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비데 등 급팽창하는 환경가전부문에서 부동의 업계 1위 회사. 방문판매를 통해 폭넓은 고객기반을 갖고 있다. 지난해 매출만 약 1조7,000억원(잠정)에 달해, 웅진그룹 15개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뿐만 아니라 렌탈 사업 특성상 현금 창출력이 탁월해 그룹의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는 평가다. 윤석금 그룹 회장이 장남 윤형덕(35) 씨를 웅진코웨이 경영기획실장에 배치해 온 것만 봐도 이 회사의 그룹 내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도 웅진그룹이 핵심계열사를 매각할 수밖에 없었던 건 결국 자금사정 때문. 전문가들은 "과거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무리하게 인수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처럼 웅진그룹 역시 M&A의 덫에 걸린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승자의 저주'란 얘기다.

도서출판 사업으로 출발한 웅진그룹은 2000년대 들어 공격적인 영토확장에 나서 단숨에 재계 30위권까지 도약했다. 웅진케미칼과 웅진캐피탈 등을 설립하며 소재산업과 금융업에 뛰어들고, 극동건설 새한 늘푸른저축은행 서울저축은행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건설 태양광에너지 등으로 세를 확장했다.

결정적 패착은 2007년 인수한 극동건설이었다. 론스타로부터 극동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7,000억원 이상을 외부에서 끌어들인 것. 당시엔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라 별 문제가 없었지만, 침체국면에 접어들면서 이자부담이 커지게 된 것이다. 여기에 부동산PF대출로 자산건전성이 악화된 계열 저축은행들이 모 그룹에 손을 벌리기 시작했고 작년 두 차례에 걸쳐 총 1,200억원을 투입하면서 그룹 전체의 유동성관리에 빨간 불이 켜지게 된 것이다. 윤 회장은 2009년 11월 웅진코웨이 지분 1.69%를 매각해 469억원을 마련했고, 2010년 9월에도 웅진홀딩스 지분 3.2%를 매각해 1,057억원을 조달하는 등 나름대로 자구노력을 폈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했다는 후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웅진그룹은 올해 1,000억원 이상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등 자금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던 터"라며 "웅진코웨이 매각도 향후 야기될 수 있는 자금압박을 피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웅진코웨이 매각이 순조로울 경우 웅진그룹은 일단 자금난 타개가 가능할 전망. 매각을 통해 약 8,000억~9,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어 이 정도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주력계열사를 처분할 경우, 궁극적으로 그룹의 미래 성장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태양광산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2010년보다 3배가 뛴 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영업흑자도 냈다"면서 "웅진코웨이의 성공스토리만큼이나 태양광 에너지 분야도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교육과 정수기 등의 방문판매로 커온 회사라 체질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10여 년간 재계를 풍미해온 'M&A를 통한 성장전략'이 결국 실패로 판명 난 가장 극적인 사례로 기록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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