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 베이컨시』 한국어판 출간
판타지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인 조앤 K 롤링(47). 그가 쓴 첫 성인소설 『캐주얼 베이컨시(The Casual Vacancy)』(문학수첩) 한국어판이 26일 나왔다. 9월 말 영문판 출간 당시 “판타지에서는 다룰 수 없는 성인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신작이 '어른들을 위한 소설'로 불리기 바란다”고 밝혔던 책이다.
이 작품은 올 상반기 출판계 최고의 대어로 꼽혔다. 지난 2월 롤링이 “'해리 포터' 시리즈와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발표하자 출판계는 들썩였다. 판권을 잡으려는 국내 출판사간 경쟁도 치열했다. 주요 출판사들이 5차 라운드까지 경합을 벌였다. '해리 포터' 시리즈를 냈던 문학수첩이 100만 달러(약 11억원)가 넘는 돈을 지불하고 국내 판권을 사왔다. 9월말 영문판 출간 당시 선주문만 100만 부를 넘어섰다.
김종철 문학수첩 대표는 “롤링 측이 사전에 원고를 넘겨 주지 않은 데다 번역본의 확인 작업 등에 시간이 소요돼 한국어판 출간에는 시차가 생겼다”며 “프랑스의 경우 영문판을 낸 출판사와 같은 곳에서 책이 나와 동시 출판된 것”이라고 말했다.
소설 제목인 '캐주얼 베이컨시'는 의회 회기 중 공석이 생기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다. 작품의 배경은 영국 남서부의 '패그퍼드'라는 가상마을. 이곳의 자치의원인 배리 페어브라더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롤링은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주민 사이의 암투와 광기를 블랙코미디로 펼쳐 보인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신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구태의연한 사회와 맞서 싸우는 평범한 인물로 독자들이 기대하는 완벽한 스토리를 보여줬다”고 평했다. 반면 '해리 포터' 시리즈와 달리 따분하고 상투적이란 혹평을 받기도 했다.
중앙일보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