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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러셀 크로는 왜 그렇게 노래를 못해요?

[기타] | 발행시간: 2013.01.09일 16:24

뮤지컬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박스오피스를 장악하고 있는 [레미제라블]. 이 영화에 대한 시시콜콜한 궁금증을 말끔히 해결해 드립니다.

Q1 다른 사람들은 영화 [레미제라블]의 노래가 좋다고 난리던데, 전 솔직히 음정과 박자가 너무 불안해서 귀에 거슬렸거든요. 저만 그렇게 생각한 건가요?

영화 [레미제라블]의 노래들을 기술적으로만 평가하자면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겁니다. 노래를 통해 인물의 감정을 전달하는 것을 더 우선시했기 때문인데요. 기존의 뮤지컬 영화가 촬영하기 몇 달 전 스튜디오에서 노래를 미리 녹음하고, 촬영장에서 배우들이 그 노래에 맞춰 입 모양만으로 연기한 것과 달리, [레미제라블]은 뮤지컬 영화사상 최초로 전곡을 촬영장에서 라이브로 녹음했습니다. 촬영장 한편에서 라이브로 피아노를 연주했는데, 피아노 반주가 배우들의 노래를 따라가는 식이었다고 합니다. 이때 녹음한 것 위에 후반작업 때 웅장한 오케스트라 선율을 입혔다고 하네요. 노래의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결과적으로 인물의 감정이 더 뭉클하게 느껴지지 않으셨나요?

Q2 주인공 장발장으로 분한 휴 잭맨은 연기는 물론이고 노래도 잘하던데, 뮤지컬 연기가 이번이 처음인가요?

아니요. 휴 잭맨은 영화에 출연하기 전부터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했습니다. 1999년 호주 영화 [페이퍼백 히어로]로 영화계에 데뷔하기에 앞서 1996년 뮤지컬 [미녀와 야수]와 [선셋 대로]로 뮤지컬 무대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거든요. 2004년에는 공연계의 아카데미 시상식이라고 불리는 토니상에서 뮤지컬 [오즈에서 온 소년]의 피터 앨런 역으로 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뮤지컬 영화에 꼭 출연하고 싶었는데, [레미제라블]이 뮤지컬 영화로 제작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톰 후퍼 감독에게 직접 연락해서 장발장 역을 맡고 싶다며 강하게 출연의지를 드러냈다는군요.

Q3 앤 해서웨이가 ‘I Dreamed a Dream’을 부르는 장면에서 왈칵 눈물을 쏟았어요. 앤 해서웨이는 얼굴도 예쁘면서 왜 노래도 잘하는 거예요?

어머니로부터 훌륭한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이죠. 앤 해서웨이의 어머니는 캐스린 해서웨이. 1987년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미국 공연에서 판틴을 연기한 배우입니다. 당시 앤 해서웨이는 다섯 살이었는데 어머니를 따라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무대에 올라 어린 코제트를 연기했습니다. 판틴을 연기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어렸을 때 무대 위에서 관찰해서인지 앤 해서웨이는 영화 [레미제라블]의 판틴 역 오디션을 볼 때부터 현장에 있던 스태프를 전부 눈물짓게 만들 정도로 명연기를 펼쳤다고 하네요. 앤 해서웨이는 [레미제라블]에서 ‘I Dreamed a Dream’을 부르는 장면 하나만으로 “영화를 찜 쪄 먹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3년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의 가장 유력한 수상자”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일단 현재로서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이라고 불리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상태.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1월 13일, 아카데미 시상식은 2월 24일에 열리고, 그에 앞서 1월 10일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가 발표됩니다. [레미제라블]을 보면서 앤 해서웨이의 절절한 연기에 감탄하신 분이라면, 골든 글로브 시상식과 아카데미 시상식 결과를 챙겨 보시는 게 좋겠네요.

Q4 악역인 자베르 경감을 연기하는 러셀 크로는 왜 그렇게 속삭이면서 노래하는 거예요?

러셀 크로가 들으면 아주 섭섭해할 소리네요. 그도 휴 잭맨처럼 뮤지컬에 출연한 경험이 많거든요. 1986년 뮤지컬 [록키 호러쇼]에서 에디, 스콧 박사 역을 맡아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했는데, 1988년에는 뮤지컬 [블러드 브러더스], 1989년에는 록 뮤지컬 [나쁜 놈 조니와 멸망의 예언자] 무대에 서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는 로큰롤 뮤지션이기도 합니다. 포지션은 보컬과 기타. 1992년에 호주에서 록 밴드 ‘30 오드 풋 오브 그런츠’(30 Odd Foot of Grunts)를 결성해서 활발하게 활동하다가 2005년에 이 밴드를 해체한 후, 새 밴드 ‘러셀 크로와 오디너리 피어 오브 갓’(Russell Crowe & The Ordinary Fear of God)을 조직해서 지금까지 음악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레미제라블]에서 자베르 경감을 연기하면서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굉장히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래했는데, 평소 노래하던 스타일을 고집했다는 이야기가 들리기도 합니다.

Q5 영화에 나오는 노래가 전부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넘버들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노래들은 오페라 음악에 팝을 가미한 가락과 원작 소설의 깊이를 그대로 옮겨온 노랫말로 유명하죠. 결말을 장식하는 주제곡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을 비롯해 장발장, 자베르 경감, 코제트(아만다 사이프리드), 마리우스(에디 레드메인)가 함께 부르는 ‘One Day More’, 판틴의 ‘I Dreamed a Dream’, 에포닌의 ‘On My Own’ 등이 대표곡입니다. 거기에 더해 이 영화에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없는 노래 한 곡을 특별히 새로 담았는데요. 테나르디에 부부에게서 어린 코제트(이사벨 앨런)를 데려오는 장면에서, 장발장이 아버지가 된 기쁨을 노래하는 ‘Suddenly’라는 곡이 바로 그것입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작곡가 미셸 숀베르그와 작사가 알랭 부브릴이 이 영화를 위해 새롭게 만든 곡으로, 장발장을 연기하는 휴 잭맨의 목소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Q6 자베르 경감은 독창하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왜 뜬금없이 높은 건물에 올라가 난간 위를 위태롭게 걷는 거죠?

자베르 경감을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원작 소설에서부터 자베르 경감은 사법 제도를 절대적으로 믿고 단 하나의 예외 없이 그것을 지키려고 애쓰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거든요. [레미제라블]에 나오는 그 어떤 등장인물보다 신념이 확고하고, 또 그것을 지키는 데 가장 열심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죠. 톰 후퍼 감독이 영화에서 자베르 경감이 난간 위에서 마치 떨어지기라도 할 듯 위태롭게 발걸음을 옮기는 장면을 연출한 것은, 아마도 자베르 경감이 처한 신념의 위기를 표현하기 위한 방법이었을 겁니다.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잡아 처넣어야 할 범죄자’라고 생각했던 장발장이 자베르 경감의 목숨을 구해줌으로써 자베르 경감이 지니고 있던 선과 악의 신념이 와장창 무너져 내리니까요. 하지만 러닝타임이 158분이나 되는 영화라도 ‘역사상 가장 긴 소설’ 중 하나로 꼽히는 원작 소설의 방대한 이야기를 전부 다 옮기기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자베르 경감의 고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축소됐거든요. 그런 점에서 보면 러셀 크로는 이 영화의 가장 큰 희생양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Q7 아직까지 우리나라 관객에게는 뮤지컬 영화가 생소해서 흥행이 어려울 줄 알았는데 [레미제라블]이 이렇게까지 흥행하는 이유가 뭔가요?

이 영화의 홍보를 담당한 레몬트리 박주석 실장에게 마이크를 돌렸습니다. “초기에는 뮤지컬적 요소와 영화적 요소를 5대 5로 강조하는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뮤지컬을 강조하면 관객들이 부담을 느끼기 쉽고, 뮤지컬을 감추면 거짓 홍보가 될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뮤지컬’ 대신 ‘음악’ ‘노래’와 같은 키워드로 영화를 설명하려고 했고, 이례적으로 도전한 라이브 녹음이 자아내는 정서적 효과에 대해 많이 알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관객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는 건 기본적으로 영화의 완성도가 뛰어나기 때문이겠지만, 예상치 못하게 대선 정국과 맞물려 영화 속 시대 배경을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과 연관 지어 해석하면서 정치적 ‘힐링 무비’로 떠오른 점도 흥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Q8 뮤지컬의 감흥을 이토록 거대하게 스크린에 재연한 영화를 만든 톰 후퍼 감독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도대체 어떤 감독인가요?

1990년대부터 영국의 TV 드라마를 통해 연출력을 쌓은 감독으로, 16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엘리자베스 1세(헬렌 미렌)의 삶을 그린 TV 미니 시리즈 [엘리자베스 1세](HBO, 2005), 영국의 사회 운동가 로드 롱포드(짐 브로드벤트)의 삶을 그린 [롱포드](HBO, 2006) 같은 작품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첫 영화 연출작은 힐러리 스웡크가 주연한 드라마 [붉은 안개](2004). 이후 미국의 2대 대통령 존 애덤스(폴 지아매티)의 생애를 그린 HBO TV 시리즈 [존 애덤스](2008), 1974년 영국 축구팀 리즈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브라이언 클로프 감독(마이클 신)의 이야기를 그린 [댐드 유나이티드](2009)를 통해 ‘한 인물의 삶을 깊이 있게 그리는 연출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2012년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을 휩쓴 [킹스 스피치](2011)도 톰 후퍼 감독의 작품입니다. 말을 더듬는 버릇 때문에 마이크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는 조지 6세(콜린 퍼스)가 전쟁의 공포에 떠는 1930년대 영국 국민들에게 어떻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지 그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레미제라블]에서 온갖 역경을 헤치는 장발장의 기구한 운명뿐 아니라 결정적인 장면 하나로 판틴, 에포닌(사만다 바크스) 같은 인물들의 깊은 슬픔까지 헤아리게 만드는 연출력이 하루아침에 생긴 게 아닌 것 같죠?

Q9 며칠 전 TV에서 리암 니슨 주연의 영화 [레 미제라블](1998)을 방영했는데,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이 영화를 꼭 봐야 할까요?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의 감동에 푹 빠진 분이라면 굳이 리암 니슨 주연의 [레 미제라블]을 챙겨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리암 니슨 주연의 [레 미제라블]에 별 4개 만점에 2개 반을 주면서 “훌륭한 시대 영화가 관객을 그 시대로 데리고 가는 것과 달리, 이 영화는 관객을 고등학교 역사 수업 시간으로 데리고 간다”고 평했습니다. 미국의 영화 정보 사이트 IMDB 평점을 봐도 톰 후퍼 감독의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이 8.2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리암 니슨 주연의 [레 미제라블]은 7.3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레 미제라블]을 굳이 보신다면, 리암 니슨의 10년 전 모습을 확인하는 데 의의를 두시라고 말씀드려야겠네요. 그것보다는 차라리 상영 중인 [레미제라블]을 한 번 더 보시는 게 어떨까요?

장성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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