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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관 금품·향응 접대 어떻게 이루어졌나 보니

[기타] | 발행시간: 2013.03.15일 03:01

[사건추적] 검찰 수사관들 뇌물 비리 의혹, 현직 검사가 덮었나

“3200만원대 금품·향응·골프접대”

2009년 업자 진술 그냥 넘겨

경찰 수사하자 대검 뒤늦게 감찰

검찰 수사관들이 서울시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조합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하면서 업자로부터 뇌물·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재건축이 결정된 가락시영 아파트 전경. [김도훈 기자]

현직 검사가 검찰 수사관들의 뇌물 수수 비리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를, 검찰이 감찰을 동시에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수사2계는 경기지역 검찰청 소속 이모(52)·정모(48) 수사관 등 2명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14일 소환을 통보했다.

 두 사람은 2007~2009년 서울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조합의 조합장 비리 수사와 관련해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창호업체 김모(61) 사장에게서 중국 골프 여행 접대와 술 접대, 유흥주점 향응 등 3200만원 상당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김 사장은 경찰 조사과정에서 “정 수사관은 2008년 7월 말 김모(54) 조합장에 대한 수사가 무혐의로 종결된 뒤 팀(7명) 회식을 한다고 전화를 걸어왔다. 그래서 내가 나가서 이들을 유흥주점에서 700만원어치 접대를 했다”고도 진술했다. 김 사장은 2009년 다른 건으로 구속 수사를 받던 중 이 같은 내용을 검사에게 밝혔었다. 현재 이 수사관은 특가법상 알선수재, 정 수사관은 수뢰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5일 1차 소환에 나란히 불응했다. 이에 대해 두 수사관은 “김씨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이 없다”며 “두 차례 만나 함께 식사만 했다”고 밝혔다.

 14일 경찰 조사 내용과 김 사장 주장에 따르면 당시 서울동부지검은 서울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조합의 김 조합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었다. 그러자 김 조합장은 “검찰 조사에서 무혐의를 받게 해 달라”고 김 사장에게 부탁했다는 것이다. 이에 김 사장이 나섰고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서울중앙지검 소속 이 수사관을 통해 사건 수사를 담당한 서울동부지검 소속 정 수사관을 소개받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김 사장은 2008년 4월 이·정 수사관과 또 다른 수사관 등 3명의 수사관을 데리고 중국 다롄으로 골프여행을 갔다 오는 등 향응과 접대도 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들의 혐의를 입증할 출입국 기록 등 다수의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수사관 비리 진술 내용이 관련 수사 기록에서 빠졌다는 첩보를 입수, 진위 파악을 위해 수사 기록 일체를 달라고 검찰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9년 당시 김 사장으로부터 처음 수사관 비리를 진술받은 A(40) 검사는 “해당 수사관들에게 해외 골프 접대와 현금 등을 줬다”는 김 사장 진술을 문서로 정리해 윗선에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후 이 사건을 넘겨받은 당시 서울동부지검 소속 B(43) 검사는 수사관들에 대해 어떤 조사나 처분을 하지 않았다. B검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문제를 내가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대검 감찰본부 는 금명간 A검사와 B검사를 불러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직무 유기 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특별취재팀=고성표·문병주·윤호진 기자

사진=김도훈 기자

중앙일보 고성표.문병주.윤호진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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