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중국 경제에 대한 평가와 전망이 완전히 딴판으로 나왔다.IMF는 "유로존 위기가 깊어질 경우 중국 경제 성장이 당초 예상치의 반 토막인 4%대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S&P는 "중국은 연착륙 가능성이 높고 경착륙 가능성은 겨우 10% 정도"라고 안심시켰다.
6일 공개된 IMF 중국보고서에 따르면 대외무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유럽 시장에 깊게 연계돼 있는 중국은 유로존 사태 추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 올해 성장률이 전망치의 절반인 4%대로 추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IMF는 이날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제시했던 9%에서 8.2%로 내렸다. 중국은 지난해 9.2% 성장했다.
IMF는 "중국이 2008년처럼 대대적인 부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대대적인 부양 수준으로는 `국내총생산(GDP)의 3% 정도`에 해당하는 정책과 자금을 동원하라고 권했다. 보고서는 정책적인 부양 조치로 소비세 인하, 기업의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 확대, 소기업에 대한 지원, 저가주택 확대 공급과 같은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제안했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7일 이 같은 규모가 4600억위안(약 81조80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정도를 투입하면 유로존 위기가 심화하는 만일의 상황에서도 중국 성장률 하락률을 1%포인트 이내로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IMF의 분석이다. 보고서는 중국이 돌발 사태가 없으면 내년에는 성장폭이 8.8%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그러나 2008년처럼 인프라스트럭처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중앙정부 재정에 편입시켜 부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권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중국 재정적자가 GDP의 1.1%에 불과하다"며 적자폭이 GDP의 2%까지 확대되더라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시 말해 중국이 경기를 살리기 위해 추가 부양책을 구사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말이다. IMF 보고서는 이어 중국의 인플레이션도 진정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이 역시 `점진적인 여신 확대`를 가능하게 하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S&P의 중국 경제에 대한 시각은 낙관적이다. S&P는 지난 2일 `중국의 용이 올해 연착륙하다`라는 보고서에서 "해외의 중국산 제품 수요가 줄면서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8%대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7%대 성장으로 내려앉을 확률은 25% 정도로 낮고 5%대로 추락할 가능성은 10% 정도에 불과하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